저 편하게 해주시려고, 양재역까지 두분이 오셔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관계로 제가 장을 양손가득 봐서리, 접선장소로 만난 버거킹에서 3시간을 버티고
나왔네요. (S사의 통근버스가 수원에서 양재까지 30분만에 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덕분에 올때는 코스코 장바구니 퍼런거를 낑낑들고 버스를 타는데,
(서류가방 들고 탄 회사원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저의 장바구니에는, 햄도 보이고, 베이글도 보이고 흑흑~)
메디슨에서 마지막으로 뵌 은서어머님~ 머리를 스트레이트로 풀으셔서 훨씬 젊어진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우리를 놀래키셨구요, 이 겨울에 다시 뵌 정현이 어머님은 살이 많이 빠지신 모습으로, 정현이는 얼굴에
통통하게 살이오르니 더 귀여워졌더라구요. (3시간 동안 그렇게 얌전히 앉아있는 아이는 드물죠?
편하게 키우시는것같아서 심히 부러웠어요 ^^)
아이들 이야기를 서로 하다보니, 세 집의 아이들 모두 나름대로
한국생활에 적응하느라고 다들 너무 애썼음을 새삼 느꼈어요. 적응을 잘하는게 아이들이라지만, 공부쫓아가랴, 새 친구들 사기랴... 은서, 준범, 재우, 정현, 유진, 동민 모두 지난 6개월간 노력한거는 다 상을 주고
싶었네요. 다들 불쌍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이런게 다 커가는 과정이지 싶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네요.
두분이 강남에 사시는 관계로, 아무래도 공통화제가 많았는지라, 이 수원댁 띵~허니 듣고 있었어요.
(언니들~ 청담어학원 얘기 넘 많이 하셔서 좀 지루했으요~~ㅋㅋ) 아이들이 고학년이다 보니, 정말
치열하게 공부하는구나 느끼면서, 겁도 나더군요. 민사고, 외고등등 하나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하셔서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갑자기 준비해야할것이 많은데, 아무것도 안해놓은것같아서 무섭고 ㅡ.ㅡ
그랬어요. 어떤 동네 아이는 학원을 11개를 다니답니다. 헉.
정현어머님 '외고가 얼마나 들어가기 힘든데요'
저 '진짜요? 이상하다. 우리때는 공부좀 안되는 이상아,김민종같은 애들 가던데 아닌가요??'
정현 어머님 '엥? '
저 '그거 안양에 있는거 맞죠? 진짜에요!'
정현 어머님 '그건 예고고 흐하하'
저혼자 안양예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는 +,,+
집, 성당왔다갔다 하고, 장보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이렇게 자극을 받는 날이면, 이렇게 살고있어도 되나
하는 두려움이 엄습하네요. 우리집 아이들 뭐 더 시켜야되는거 하는거 아닌가... 정현이 어머님께서
아이들 놀고있는 모습보면 불안하다고 하셨죠? 하하 저도 오늘 저녁 그렇습니다. 신나서리 동생이랑
칼싸움 하는 유진이를 보고있자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로 키워서는 안돼! 하면서 머리를 흔들게
됩니다. ㅎㅎ
우리가 클때도, 엄마들은 이런 똑같은 걱정을 하시면서 친구분들하고 식사를 하셨겠죠? 하긴, 엄마가
모임있고 집에 오신날은 갑자기 윤선생영어를 하겠냐고 물어보시고, 밥 잘먹고 있는 저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셨던것 같기도 하네요 ㅋㅋ
낮에 대화중에,떡잎부터 알아본다~ 그 속담을 이야기하실때, 공감이 됬습니다. 물론 주위에서보면,
뒤늦게 머리가 트여서 꼴찌하던 친척오빠가 연대의대를 갔던 희귀한 사건?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아인슈타인으로 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것같아요. 근데 우리가 애초에 만들어놓은 그 기준이라는것이 국어 몇점 수학 몇점이니,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이처럼 억울한 일도 없을것같아요.
세상을 더 살아본 부모말만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고로, 시키는대로 공부만 열심히 해라, 그럼
핸드폰도 사주고, MP3도 사줄께...부모들은 외치는데, 이게 과연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잘하는건지...
갸우뚱하기도 하지만, 남들이 다 저길로 우르르 가는데, 처녀때야 '흥, 난 그렇게 애들 안키워~'했다지만,
지금은 왠지 같이 막 뛰어가야할것같구요.
어렸을때는 소파에 편히 앉아서 과자한봉지 품에안고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사자나 사슴이나 대게
힘들겠다. 사자는 배고프니 잡아먹어야하고, 사슴은 죽지 않기 위해 맨날 저렇게 달려야 하니...쯔쯧'
했는데, 나이 조금 먹고 보니,지금 우리의 삶도 사자,사슴하고 뭐그리 다른가 싶기도 하네요.
에궁, 머리아픈 저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