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임: 타인들의 삶 (2006, 독일)

2007. 5. 18. 오후 2: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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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타인들의 삶>의 배경은 1984년 동베를린입니다. 억압적인 사회에서 권력은 항상 <우리들>과 <타인들>이라는 분명한 경계를 만들어 권력의 배타성을 확인하고 그 <타인들>을 지배하기 위해 인간이 마땅히 향유해야 할 자유와 자율성을 끊임없이 위협합니다. 이거 남 얘기 같지 않습니다! 저는 1970-80년대의 한국 사회가 금방 떠오릅니다. 그런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 가야 할까요?

 

이 영화에는 권력의 광기와 억압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대응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시 요원인 게르트 비슬러 (바로 위의 헤드폰 낀 분)입니다. 이 사람은 극작가 게오르그와 연극 배우이자 그의 여자 친구인 크리스타-마리아 (비슬러의 사진 위에 있는 분들)를 위시한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을 몰래 감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거의 모든 대화와 행동이 분 단위로 체크됩니다. 바이러스 처럼 <타인들>의 삶에 침투해서 "자유"라는 인간성의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는 게 그의 임무인 거죠.

 

영화의 큰 줄기는 게르트 비슬러가 이들을 감시하고 도청하다가 스스로 변모하는 과정입니다. 자신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호기심 - 영화에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예컨데, 게오르그의 집에 몰래 들어가 그가 읽고 있던 브레히트의 희곡을 훔쳐와서 읽어 본다든가 하는 등등 - 과 자신이 불의한 권력의 일부라는 죄의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지금 살아 가고 있는 것과는 다른 갈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점점 두드러지기 시작합니다. 게르트는 결국 자신이 지닌 권력에 회의하게 되고 상부에 허위보고를 함으로써 비밀경찰 직분에서 쫓겨납니다. 대신 <타인들의 삶>에 공감하고 그 삶을 존중하게 되는 변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마침내 죄의식에서 해방되고 자신의 참된 갈망에 정직하게 대답하는 자유를 얻게 됩니다.

 

인간을 억압하는 체제에서 - 그것이 독재체제이든 물신숭배적인 자본주의이든 - 우리가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옳바른 것인가 라는 심각하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매우 긴장감 넘치고 밀도 있는 드라마인 탓에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A must-See Film! 많이들 보러 오세요!

 

언제: 5/ 19 (토). 저녁 7시.

어디서: 성당 친교실.

댓글 1

  • 2007년 5월 19일 오전 12:34

    무지무지 보고싶었던 영화에요! 기대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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