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가장 잔인한 달,
라이락이 죽음의 땅에서 싹을 틔우고,
추억과 욕망이 뒤썩이며,
봄비가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
The Waste Land
T.S. Eliot (1922)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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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장으로 이뤄진 이 장황한 시는
많은 신화의 은유와 비유로 인해
대학시절,
나의 영시 시간을 가장 잔인하게 만들었던 시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4월이 잔인하게 묘사된 그 페더닥스를 이해하지 않으려했던
내 젊음의 반항이 시에대한 반항으로 묻어나와
내 감성이 자극되지 못한채
번역적인 해석에 그치고 말았던 그 잔인한 시...
잔인했던 바로 그 시는
그 후, 20년의 세월속
나의 변화를 일깨워준다.
봄비가 잠든 뿌리를 일깨우듯....
시속
"안개가 드리운 런던다리를
무표정으로 오고가는 시민들의 가슴속 황무지"도
이젠 내게 가슴으로 와 닿는 이유는 뭘까????
현대인들인 우리/나는,
어쩜,
엘리어트가 말한 것처럼,
봄이 가져주는 새로운 생명의 설레임보단
지리하고 재생력없이 황량한 겨울에서
위안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시는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내 맘속의 황무지가 움틀거린다는 감각과 함께...
올 해 4월도 여지 없이
우리네들 황무지가 꿈틀거렸음에 틀림이 없다.
싹을 틔우기를 원하지 않았었을지 모르는 우리들의 황무지로
괴로울 수 밖에 없었던 4월...
그 속에서 죽음보다 더 깊은 아픔을 겪었을
그리고, 또 겪고있을 영혼들로
나 자신 또한 힘겨웠던 달.
그 중심에 조승희 사건이 자리잡고 있다.
우린 모두가 피해자라는 생각과 함께...
배려하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감싸안기가
왜 이리 힘든지.
그래서,
주님께서
내게 이런 과제를 평생의 숙제로 주신것인지...
잔인하기 짝이 없는 이 4월을 보내기 전,
내 가슴 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황량한 죽음의 땅 황무지가
이젠 더 이상
사랑과 용서와 생명, 희망에 저항하지 못한 채
봄의 생명력으로 가득해,
라일락의 향기와
백목련의 화사함,
감미롭고 부드러움 봄바람으로 출렁거리는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기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본다.
이 4월이 내 인생 마지막 잔인한 달로
내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원하면서...
나눔, 사랑, 용서, 배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