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2006. 3. 1. 오전 2:31:52

글자

 

IMF로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고, 그로인해 많은 직장인들이 퇴직을 당하고, 정치인들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자신의 이권을 차리고, 사회적으로 많은 범죄들로 어수선해진 겨울이 있었습니다.

그 겨울 우리나라 전체를 뒤덮은 눈을 보고 어떤 사람은 “이 혼란스럽고 지저분한 우리나라를 보기 싫어 하느님께서 흰눈으로 덮어주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새하얀 눈을 보고 기뻐하던 것도 잠시뿐 눈이 녹으면 지저분한 실체가 들어나듯 사람들은 다시금 어두운 현실을 아픔 속으로 되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하느님께서 눈으로 세상을 깨끗하게 보이려 하셔도 우리 사람들이 마음을 고쳐먹고 이웃을 위해, 나라를 살리기 위해 힘쓰지 않으면 결국 변화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늘은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을 기억하며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실천하며 40일간 정화와 참회의 시간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사순절의 첫날에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이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 지를 말씀해주십니다. 그 핵심은 이러합니다.

“사람들에게 보이려 하지마라. 사람들에게 칭찬받으려고 하지마라.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보아주시니 그저 진실된 마음으로 행하라.”

사순절에 임하는 모든 몸과 마음을 사람에게 칭찬받고, 겉으로 보이기 위해 행하지 말고, 모두 알아주시는 하느님께서 주실 상을 생각하며 행하라는 말씀입니다.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은 참회와 보속의 의미로 재를 자신의 몸에 뒤집어썼습니다. 그들은 재를 덮어씀으로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겉으로 드러내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옛 조상들이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나는 이만큼 보속하고 있다.”는 것을 겉으로 보이기 위해, 남이 알아봐 주기를 원하며 재를 썼다면 하느님께서는 결코 그 모습을 이쁘게 보시지 않으셨을 겁니다.

오늘 우리 역시 지금까지 삶을 다시 돌아보고, 40일간의 정화와 참회의 시기를 시작하며 머리에 재를 얹습니다. 그리고 이 사순시기를 은총의 시간으로 보내고자 오늘하루 금식과 금육을 지키며 거룩하게 보낼 것입니다.

하지만 내 머리에 얹혀지는 재가 단순히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면, 나의 결심을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끝난다면 내일 아침 머리를 감으면서 우리는 다시 예전과 똑같은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진정 겉으로만 행하는 재의 예식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기위한 자선과 기도와 자신이 아니라 내 삶의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기위한 진실된 정화와 참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러운 세상을 가리기 위해 눈이 아무리 와도 사람들과 세상이 변화되지 않으면 절대 깨끗해 질 수 없듯이, 아무리 재를 얹어도 당장 오늘부터 나의 삶이 변화되지 않으면 우리는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 나아가 부활에 동참할 수가 없습니다.

조금 후 우리는 머리 위에 재를 받게 됩니다. 이번 사순시기를 진실된 참회와 보속의 시간으로 보내기 위해 우리는 머리가 아닌 내 마음에 다시금 재를 뿌려야 할 것입니다.

 

- 롯젤로 신부님 강론


 

댓글 2

  • 2006년 3월 1일 오전 2:32

    사순절동안 정화와 참회의 시간을, 주님께 진실한 마음을 다해..

  • 2006년 3월 1일 오후 6:57

    다시금 주신 은총의 선물입니다. 사순절.. 주님 늘 저희와 함께 하여 주소서. 이웃을 사랑할수있도록 말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