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가슴으로 먹는 밥(0423 부활 제3주간 목요일)

2015. 4. 23. 오전 12: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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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15. 04. 23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요한 6,44-51 (생명의 빵)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 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그렇다고 하느님에게서 온 이 말고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만 아버지를 보았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마음으로, 가슴으로 먹는 밥>


사람은 살기 위해서 밥을 먹습니다.


사람은 밥을 먹기 때문에

생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생명을 이끌어가기 위해서

밥이 없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차라리 밥이 곧

생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밥이 있습니다.


입으로 먹는 밥이 있습니다.

몸의 생명을 가꾸고 이어주는 밥입니다.

말 그대로 밥입니다.


마음으로, 가슴으로 먹는 밥이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가꾸어주는 밥입니다.


사랑이라는 밥

믿음이라는 밥

자유라는 밥

나눔이라는 밥

섬김이라는 밥

화해라는 밥

평화라는 밥

일치라는 밥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수많은 밥이 있습니다.


밥을 먹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가슴으로만

먹을 수 있는 밥의 소중함을 압니다.


하지만 입으로 먹는 밥만을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서로 많이 먹겠다고 싸웁니다.

서로 잡아먹으려고 난리입니다.

생명인 밥을 놓고 싸우다가

서로 멱살을 잡고

죽음의 구렁텅이로 떨어집니다.


밥은 결코 죽음을 주지 않습니다.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밥 때문에

사람은 생명이 아니라

죽음의 길로 들어섭니다.

자기 탓 없이

생명을 주는 밥이

죽음의 무기가 됩니다.


사람이 사람답지 않을 때,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음일 따름입니다.

입으로 먹는 밥 때문에

마음으로 먹는 밥을 잊어버린 사람은

사람답지 않습니다.

겉은 사람이지만

이미 속은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이 구원입니다.

구원을 주시고자 예수님께서 오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으로 오십니다.

생명의 빵으로 오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으로 오십니다.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으로 오십니다.


입으로 먹어야 하는 밥의 노예가 되어

사람답기를 포기한 사람들을 깨우시려고,

마음으로, 가슴으로 먹어야 하는 밥의

소중함을 일깨우시고,

몸소 밥이 되어 먹히시고,

그리하여 구원을 주시고자 오십니다.


주님은

당신의 성체로,

당신의 삶과 죽음으로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주님을 바라봅니다.

주님을 먹습니다.

주님처럼 변합니다.

나도 밥이 됩니다.

나를 먹으라고 내어놓습니다.


누군가 나를 바라봅니다.

누군가 나를 먹습니다.

누군가 나처럼 변합니다.

누군가 나처럼 밥이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누군가

그 다음 누군가에게 이어집니다.


아득히 머나먼 길이기에

선뜻 나서게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밥이 되신 예수님을 사랑하기에,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참 생명을 누리기에,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기꺼이 따라나서고자 합니다.


가다가 부딪히고 깨지고 넘어지겠지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요.

다시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겠지요.

아니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 이 시간 길을 떠납니다.

생명의 밥이신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닮아 예수님처럼

나보다 먼저 밥이 되어 준

고맙고 아름다운 누군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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