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4. 16 부활 제2주간 목요일
요한 3,31-36 (하늘에서 오시는 분)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그분께서는 친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신다. 그러나 아무도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참되심을 확증한 것이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신다. 하느님께서 한량없이 성령을 주시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
<작은 세상들을 지켜주소서 -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바치는 기도>
온 세상을 착하고 아름답게 만드신 하느님
당신께서는 당신 닮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소중한 작은 세상을 하나씩 맡기시고
어여쁜 작은 세상들 하나하나 곱게 어우러져
기쁨과 평화 가득한 큰 세상 이루도록 하셨습니다.
큰 세상에 짓밟힐세라 작은 세상들을 보듬으시고
작은 세상들을 품는 따뜻한 큰 세상 이루어주시며
작은 세상 큰 세상 갈림 없이 돌보시는 하느님
2014년 4월 16일
당신께서 몸소 만드시고 정성껏 키워주셨던
삼백 네 개의 곱디고운 작은 세상들이
죽음의 물결 넘치는 검은 세상에 잠겼고
백 일흔 두 개의 여리디 여린 작은 세상들이
가혹하고 차가운 세상 풍파에 비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아침에 고귀한 작은 세상들을
이 땅에서 하늘로 보내야만 했던
또 다른 순박한 작은 세상들은 쉼 없이
피눈물 흘리며 큰 세상을 향해 외쳤습니다.
아직은 이 땅을 곱게 가꾸어야 할
꿈 많은 작은 세상들이
이렇게도 빨리 하늘로 떠나야 하느냐고.
도대체 누가 어떠한 이유로
새하얀 작은 세상들을 무참히 짓밟고
큰 세상 밖으로 몰아내었느냐고.
그러나 큰 세상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아니 마치 자신만이 큰 세상인 양 행세하는
오만하고 어두운 작은 세상들이 비웃고 있습니다.
지난 삼백 육십 오 일을 하루 같이
당신께서 맡겨주신 고귀한 사명을 다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탓 없이 너무나도 일찍 당신 품에 안겨야 했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당신의 몸과 같은 작은 세상들을
피눈물 흘리시며 안으실 수밖에 없으셨을 하느님
이 땅에서 하늘의 뜻을 이루려는 당신의 작은 세상들에게
깨알 같은 작은 세상조차 곱게 품는 사랑과
작은 세상들을 위협하는 불의한 큰 세상에 맞서는 용기와
당신 품에 돌아가는 날까지 당신의 길을 걷는 항구함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소서.
큰 세상의 위협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선하고 곱고 아름다운 뜻을 마음에 담은
당신의 작은 세상들이 서로서로 따뜻하게 보듬어
큰 세상 온 세상이 다시금 당신께서 보시기 좋은
하늘을 담은 땅이 될 수 있도록 헌신하게 하소서.
큰 세상을 위한다는 구실로
작은 세상들을 업신여기고 무시하며
작은 세상들의 죄 없는 사라짐에 고개 돌림으로써
사랑과 자비의 당신마저 내팽개친
차갑고 가혹하고 어리석은 또 다른 작은 세상들이
작은 세상들이 없으면 큰 세상도 없음을
오직 작은 세상들을 돌봄으로써
큰 세상을 이룰 수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일 년 전 오늘 당신의 품에 안으신 작은 세상들을
이 땅에서 당신을 드러내는 당신의 작은 세상들 하나하나의
애틋한 기억과 뜨거운 연대 안에서 찬란하게 부활시켜주시고
시공을 달리한 작은 세상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마침내 이 땅에 참 세상 하느님나라를 열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