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빛

2026. 2. 28. 오후 8: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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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빛

                                                            조영수 마태오 신부(주교좌 죽림동본당 주임)

 

예수님께서 몇몇 제자들 앞에서 그 모습이 빛나는 모습으로 변모하셨다고 합니다.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 17,2)고 하지요.

그렇게까지는 아니지만, 간혹 사람에게서 빛이 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본 일입니다. 병원 대기실이니 다들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계셨는데, 그 한쪽에, 한 손에 깁스를 한 남자아이와 그 어머니로 보이는 부인이 계셨습니다. 

그 젊은 어머니가 천진난만해 보이는 남자아이를 앞에 두고 간단한 동작을 되풀이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단순한 것이었는데,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아이는 어머니를 보며 까르르하고 웃고 있었습니다. 

팔에 깁스를 한 채로 진료를 기다리는 어린이라면 응당 보였을 아픔이나 두려움이, 그 얼굴에서는 한 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머니를 향한 기쁨과 사랑, 즐거움으로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요,

그리고 지치지도 않는지 연신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던 그 어머니의 얼굴도 아들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종종 그렇게 사람의 얼굴이 빛나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제가 겪었던 경우들을 생각해 보니, 대게 그럴 적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를 향한 사랑이 있었습니다.

사랑이 있을 적에 그렇게 얼굴이 빛나는 것은 어쩌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심어 주신 은총이 사랑으로 드러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티모테오 2서에서 밝혀 주셨듯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행실이 아니라 당신의 목적과 은총에 따라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룩히 살게 하시려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디”(2티모 1.9) 

사순시기는 물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기간입니다. 하지만 그 수난과 죽음은 사실,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를 향한 예수님 사랑의 강렬한 표현이지요. 

그렇기에 십자가의 처참한 모습 속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사순 시기는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때이지만, 주님의 사랑에 머무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 사랑으로 살아가는 때이기도 하지요.

바오로 사도께서는 구원의 은총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랑으로 환히 드러났다고 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의 사랑이 완성되고, 그렇게 완성된 사랑은 언젠가 우리를 영원히 빛나게 할 것입니다. 진실한 사랑으로, 더욱 풍성한 사순 시기의 은총 누리시길 바랍니다.

                                                                    2026/03/01 춘천교구 주보에서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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