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9주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향해 팔을 벌리고 계십니다.

2006. 7. 29. 오전 12: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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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간 토요일 마태 13,24~30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밭으로 비유된 이 세상은 본래 좋은 씨가 뿌려진 곳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어느 사이에 악이 이 세상에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악과 선이 함께 자리하게 됩니다.

성경은 일러줍니다.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이 세상은 선과 악,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때로는 무엇이 선이

고 무엇이 악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누가 밀이고 누가 가라지인지 분간하

기 어려운 이 세상입니다. 선과 악이 모호하게 엉켜 있습니다.

 

성경은 계속 이어집니다.

종들이 집 주인에게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

겠다" 하고 대답합니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

고 하겠다."

이 말씀을 못내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자칫 밀을 뽑을까봐 그렇다고 하

지만 수확 때까지 가라지를 함께 자라도록 놔두시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따금 가라지와 같은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멀쩡히 사는 것을 보면서

모순된 세상을 한탄합니다. 밀과 같이 선한 사람이 가라지 같은 사람에게 눌려

빛을 보지 못하고 뒷전에 밀려나 때론 고통과 가난에 시달리기까지 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왜 그냥 보고만 계시는지 말입니다.

 

이렇게 의문에 찬 묵상을 하는 중에 불현듯 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는데, 그것은 이렇게 묵상하고 있는 바로 '내'가 혹시 '가라지'가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내가 가라지가 아닐까?!

생각해 보니 '나' 자신을 두고 가라지가 아니라고 단정 지을 아무 근거가 없습

니다. 또 '나' 자신을 두고 밀이라고 장담할 아무 근거도 없습니다.

나는 얼마든지 가라지와 같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지난날을 생각하니 얼마나 자주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던가?

하느님을 멀리히기도 했고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자기감정을 앞세워 이웃을 몰

아세우기도 했습니다.

때때로 거짓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자기 것을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이웃을 

가슴 아프게 한 일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때마다 가라지와 같은 나를 뽑아서 불구덩이에 던져 버렸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무섭고 두렵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나'를 뽑아 버리지 않으시고 그냥 놔두셨습니다.

 

나를 포함하여, 이 세상에서 가라지와 같은 사람들, 그 가라지들을 뽑아 버리지

않고 추수 때까지 왜 놔두시는지 이해가 갑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뉘우치고 회개 하기를 고대

하신 것입니다.

가라지와 같은 나의 마음이 밀과 같은 마음으로 변화되기를 기다리면서 말입니

다. 가라지와 같은 내가 변화되기를 고대하시면서 추수 때까지 끝없이 기다리시

는 주님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이 순간에도 나를 향해 팔을 벌리고 계십니다.

지금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바로 주님의 끝없는 용서와 사랑을 깨달

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살아 있는 이유를 곰곰히 되새기는 오늘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홍 미카엘 신부님 복음 묵상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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