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암의 천번째 신탁
*01 발라암이 발락에게 말하였다. "여기에 제단 일곱을 쌓고,
황소 일곱 마리와 숫양 일곱 마리를 장만해 주십시오."
*02 발락은 발라암이 말한 대로 하였다. 그리하여 발락과
발라암은 각 제단에서 황소와 숫양을 한마리씩 바쳤다.
*03 그런 다음에 발라암이 발락에게 말하였다. "여기 임금님의
번제물 곁에 서 계십시오. 저는 다녀오겠습니다. 어쩌면
주님께서 오셔서 저를 만나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무엇을 보여 주시든 그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벌거숭이 언덕으로 올라갔다.
*04 하느님께서 발라암을 만나 주셨다. 발라암이 하느님께
말하였다. "제가 제단 일곱을 차려 놓고, 제단마다
황소와 숫양을 한 마리씩 바쳤습니다."
*05 주님께서 발라암의 입에 말씀을 넣어 주시면서,
"발락에게 돌아가 이대로 일러라." 하고 말씀하셨다.
*06 발라암이 그에게 돌아가 보니, 그는 모압의 모든
대신과 함께 자기 번제물 곁에 서 있었다.
*07 발라암이 신탁을 선포하였다.
"발락이 아람에서,
모압의 임금이 동방의 산악 지방에서 나를 데려왔다.
'와서 나를 위하여 야곱을 저주해 주오.
와서 이스라엘에게 악담해 주오.'
*08 하느님께서 저주하시지 않은 이를 내가 어찌 저주하랴?
주님께서 악담하시지 않은 이에게 내가 어찌 악담하랴?
*09 나는 그를 바위산 꼭대기에서 바라보고
언덕에서 굽어본다.
보라, 홀로 서 있는 저 백성
그들은 자신을 여느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여기지 않는다.
*10 누가 먼지처럼 많은 야곱의 자손들을 헤아릴 수
있으리오?
누가 먼지 구름 같은 이스라엘의 수를 셀 수 있으리오?
나도 올곧은 이들처럼 죽을 수 있다면,
내 종말도 그들과 같을 수 있다면!"
*11 발락이 발라암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나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것입니까? 내 원수들을 저주해 달라고
당신을 데려왔는데, 당신은 도리어 축복을 하지
않았습니까?"
*12 그러자 발라암이 대답하였다. "저야 주님께서
제 입에 넣어 주시는 말씀만 조심스럽게
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발라암의 두 번째 신탁
*13 발락이 그에게 말하였다. "나와 함께 다른 곳으로 가서,
그곳에서 그들을 바라보십시오. 그러나 그들의 끝
자락만 보고, 전체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거기에서 나를 위하여 그들을 저주해 주십시오."
*14 그리하여 그는 발라암을 피스가 산 꼭대기,
'파수병 밭' 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거기에
일곱 제단을 쌓고, 각 제단에서 황소와
숫양을 한 마리씩 바쳤다.
*15 그러자 발라암이 발락에게 말하였다. "여기 임금님의
번제물 곁에 서 계십시오. 저는 저기에서 만나
뵙고 오겠습니다."
*16 주님께서 발라암을 만나 주시고 그의 입에 말씀을
넣어 주시면서, "발락에게 돌아가 이대로 일러라."
하고 말씀하셨다.
*17 발라암이 그에게 돌아와 보니, 그는 모압의 대신들과
함께 자기 번제물 곁에 서 있었다. 발락이 그에게
"주님께서 무어라 이르셨습니까?" 하고 묻자,
*18 발라암이 신탁을 선포하였다.
"발락아, 일어나 들어라.
치포르의 아들아, 나에게 귀를 기울여라.
*19 하느님은 사람이 아니시어 거짓말하지 않으시고
인간이 아니시어 생각을 바꾸지 않으신다.
그러니 말씀만 하시고 실천하지 않으실 리 있으랴?
이야기만 하시고 실행하지 않으실 리 있으랴?
*20 보라, 나는 축복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니
그분께서 강복하신 것을 내가 되돌릴 수 없다.
*21 야곱에게는 아무 재앙도 찾아볼 구 없고
이스라엘에게는 아무 불행도 볼 수 없다.
주 그들의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임금님께 환호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22 그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신 하느님은
그들에게 들소의 뿔 같은 분이시다.
*23 정녕 야곱에는 점술이 없고
이스라엘에는 주술이 없다.
이제 야곱을 두고, 이스라엘을 두고 말하리라,
하느님께서 무엇을 하셨는지.
*24 보라, 암사자처럼 일어나고
수사자처럼 일어서는 백성을.
짐승을 잡아먹지 않고서는,
잡은 짐승의 피를 마시지 않고서는 눕지 않는다."
*25 발락이 발라암에게 말하였다. "그들을 저주하지도 말고
축복하지도 마시오."
*26 그러자 발라암이 발락에게 대답하였다. "주님께서
일러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고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27 발락이 발라암에게 말하였다. "갑시다. 내가 당신을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겠습니다. 행여 하느님의
눈에 들어, 그곳에서 당신이 나를 위하여 그들을
저주해 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28 그리하여 발락은 발라암을 데리고 황야가 내려다보이는
프오르 산 꼭대기로 갔다.
*29 발라암이 발락에게 말하였다. "여기에 제단 일곱을 쌓고,
황소 일곱 마리와 숫양 일곱 마리를 장만해 주십시오."
*30 발락은 발라암의 말한 대로 한 다음, 각 제단에서
황소와 숫양을 한 마리씩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