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뜨리브 수도원의 지붕 곡선은 우리 버선코처럼 섬세하고
정원은 조용했다. 봉쇄수도원, 저 안에 계신 수사님들은 이 지붕의
곡선을 보지 못한 채 조각 창으로 비치는 하늘과 창문을 스치는
바람결, 그런 것에 의지해 신을 찾고 있을 것이었다.
신은 하늘에도 있고 나뭇잎 하나 무심히 내버려두지 않는 바람결에도
있을 테지만 무엇보다 각자의 마음속 깊이 있을 테니까.
말똥을 가득 실은 수레를 끌고 수사님 한 분이 지나가신다. 낡은 옷에
말똥이 가득 묻었다 . 수사님은 우리가 사진 찍는 걸 보시는데도 별 표정이
없이 묵묵히 지나가신다.
공지영의 수도원기행 중에서
꽃님들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