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친숙한 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멘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하루를 시작할 때도 아멘으로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할 때도 아멘으로 끝맺습니다. 우리가 바치는 모든 기도 역시 아멘으로 끝을 맺습니다. 특히 기도 중의 기도인 미사 중에는 9번 또는 11번 아멘을 합니다. 아멘의 전통은 예수님 시대보다 더 오랜 구약시대에서부터 내려온 것입니다. 아멘은 히브리말로서 ‘찬성’의 의미를 갖습니다. 즉 “정말로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믿습니다”라고 번역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구약성경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명기 27장 15-26절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통하여 하느님께 맹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때 이스라엘 백성은 아멘을 반복하면서 하느님의 계명과 규정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지키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다른 예는 시편 72장에서 볼 수 있는데,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를 강조하는 뜻으로 아멘을 반복합니다.
아멘은 바오로 서간에서도 나오는데, 감사와 찬미의 뜻으로 사용된 코린토 1서 14장 15-16절이 그 예입니다. 그리고 요한묵시록에서는 하느님 약속이 꼭 성취되리라는 굳은 믿음, 즉 그리스도의 마지막 승리에 대한 믿음의 환호성으로 아멘이 반복됩니다. 특히 3장 14절에서는 예수님을 “아멘 그 자체”이신 분이라고 부릅니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새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아멘이시다.
그분은 우리를 위한 성부의 사랑에 대한 결정적 아멘이시다. 그분은 성부께 대한 우리의 아멘을 받아서 완성하신다. “하느님의 모든 약속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찬양하며 아멘 하고 응답합니다.” (2코린 1,20; 1065항)
전례, 특히 미사 중에 아멘이라는 응답은 여러 차례 나옵니다. 대영광송이나 신경을 바칠 때는 ‘동의합니다’, ‘믿습니다’라는 뜻으로 아멘 합니다. 본기도, 봉헌기도, 영성체 후 기도 끝에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뜻으로 아멘 합니다.
미사 중에서도 그 뜻이 더 강조되는 아멘이 있습니다. 첫째는 성찬기도를 마무리 짓는 아멘입니다. 집전 사제가 축성된 제병과 포도주 잔을 높이 들고 장엄하게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하고 외치면 회중은 “아멘” 하고 환호성을 올립니다. 이 아멘을 많은 경우에 여러 번 반복해서 노래하기도 합니다. 이 때 우리는 위에서 언급한 묵시록 3장의 아멘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영성체 때 사제나 성체분배자가 “그리스도의 몸” 하고 성체를 높이 들면 신자는 “아멘” 하고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여기서의 아멘은 신앙고백의 의미를 갖습니다. 즉 지금 내 손으로 받아 내 입을 통하여 내 안에 모시는 분은 단순한 밀떡이 아니라 참 사람이시며 참 하느님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영원히 살아계신 하느님으로서 나를 위해 세상에 오시어 나의 죄와 고통을 없애시고자 몸소 인간의 고통과 번민과 외로움을 겪으셨다가 마침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사실과, 나에게 영원하고 확실한 희망을 주시기 위하여 부활하시어 지금 나에게 오신다는 사실을 굳게 믿는다는 고백인 것입니다.
아멘이라는 고백은 그리스도인에게 언제나 용기와 희망과 행복을 보장해주는 활력소입니다. 기도할 때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우리 마음과 입으로 아멘이 자주 고백되어지기를 빕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