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논란[박성태신부님] 2007.03.24

2007. 3. 24. 오후 12:56:01

글자

오늘은 사순 제4주간 토요일인데 이제 사순시기도 그 절정을 향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 사순의 정점에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영광스러운 부활이 있습니다. 사순시기의 정점이 다가오는 만큼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들이 복잡하게 전개 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상황은 초막절 축제 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어떤 사람들, “저분은 참으로 그 예언자시다.”하고 어떤 이들은 “저분은 메시아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하면서 성경의 말씀을 근거로 자기의 주장을 펼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군중 가운데에서 예수님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어났다는 것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논란이 일어났다는 것은 옳고 그름을 따져보자는 숨은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뭐든지 지나친 것은 오히려 해를 끼칠 때가 있지만 건전한 토론 문화는 언제나 어디서나 바람직하고 장려해야할 부분입니다. 아무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행동도 일관성을 잃게 되고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사회 생활에도 결코 보탬이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사회생활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들의 신앙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내가 고백하고 내가 믿고 있는 신앙의 가르침을 언제 어디서나 옳다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은 훌륭한 신앙 생활입니다. 가령 어떤 일을 통해 자신에게 큰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순간에 과연 이 이익이 정직한 것인가 그리고 그 획득 방법이 옳은 방법인가 그렇지 않는가를 꼼꼼하게 따져 보아야합니다. 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에만 집착하여 그것을 덥석 받아들일 경우 때로는 그것으로 인해 죄를 짓는 결과를 얻게 되거나 혹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신앙 생활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많은 불편과 생활의 제약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참된 신앙 생활을 하자면 신앙 생활을 하기 이전의 모든 삶의 방식을 신앙의 눈으로 다시보고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과감하게 끊고 고쳐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보면 우유부단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니코데모인데 겁이 많아 예수님을 직접 변호하지 못했고 단지 적절한 계율의 글귀를 인용해서 “우리 율법에는 먼저 본인의 말을 들어 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고 난 뒤에야, 그 사람을 심판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하는 말만을 하였을 뿐이었습니다. 즉 니코데모는 예수님을 변호하고 싶었지만 한편 현실적으로 당해야 할 위험을 예측했기에 망설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어정쩡한 태도와 단호한 마음이 없는 니코데모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 자신들 안에서도 그대로 반복 될 수도 있습니다. 즉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또 교회에서 가르치는 생활 교리를 따라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고 참 좋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일상에서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망설이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 앞에서 당신을 증언하면 당신께서도 성부 앞에서 증언할 것이며 부정하면 당신도 이후 심판 때 모른다고 하실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삶이 증거의 삶이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밝히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부활을 지향할 때 그 의미가 잘 드러납니다. 영광스러운 부활은 새로운 삶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새로운 삶을 통해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간다면 우리는 이미 이 세상에서 영원한 생명에 초대받고 기꺼이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됩니다. 이것이 증거의 삶입니다. 그래서 사순시기를 은혜로운 시기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승리가 온 세상에 드러날 부활이 점점 다가옵니다. 예수님의 그 부활에 우리도 참여 할 수 있도록 굳은 신앙심으로 하느님의 승리를 확신하며 참으로 은혜롭게 지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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