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사순 제 1 주간 목요일/굿바이! 게으름 - 조성호 신부님

2007. 3. 3. 오전 8:19:22

글자

다해 사순 제 1 주간 목요일

2007. 3. 1.

토평동.

에스 4, 17.

마태 7, 7-12.

 

청하고, 찾고, 두드리고…. 이것이 바로 신앙인의 삶입니다. 하느님께 무엇인가를 청하는 삶, 삶의 의미를 찾는 삶, 부지런히 문을 두드리며 궁극적으로는 하늘의 문을 두드리는 삶, 그것이 바로 신앙인의 삶입니다. 신앙인의 삶은 고요함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 부지런함이 실려 있습니다. 고여 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며, 안주가 아니라 변화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에 「굿바이! 게으름」(문요한-정신과 전문의)에 실린 글을 소개하면서 게으름뱅이들의 6가지 ‘단골 레퍼토리’를 소개했습니다.

 

첫째, 게으름을 신중함으로 미화한다. “아직 확실치가 않아. 실패하면 큰일이니 좀 더 알아보고 다음에 해야지”라며 선택과 시작을 미룬다.

 

둘째, 눈앞의 즐거움에 집착한다. ‘오늘까지만 놀고 내일부터 잘 살자!’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흔한 변명.

 

셋째, 게으름을 효율성으로 미화한다. ‘닥치면 다 하게 돼 있어’ 하며 마감이 닥쳐야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

 

넷째, ‘게으름은 우리 집안 내력이야’ ‘회사 일이 워낙 바빠서…’ 하며 게으름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경우.

 

다섯째, 게으름을 철학으로 미화한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절대 안 해!’ ‘일에는 때가 있는 법’ ‘인생? 즐기면서 사는 거지’ 등등.

 

게으름을 여유로 위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여유와 게으름은 다르다. ‘여유’란 할 일을 하면서 충분히 쉬는 ‘능동적 선택’이지만, ‘게으름’은 할 일도 안 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선택 회피’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게으름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저자 문요한은 게으름을 피하는 방법을 이렇게 제시합니다.

 

1. 세부 준비에만 급급하다 시간을 다 허비하는 완벽주의 성향이 원인. 당장 시험공부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꼼꼼하게 책상 정리하고 색연필로 멋진 계획표를 짜는 게으름뱅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2. 자기 비난도 떨쳐버려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비난하기 때문에 망설이고 미루는 데 능하다.

 

3.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것도 게으름.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잠시 하던 일을 중단하자. 변화를 위해서는 ‘이행기’ ‘혼란기’가 필수다.

 

4. ‘변화 일기’를 쓰는 것도 한 방법. 하루 5개씩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짧게 답한다. 삶에 질서를 부여해준다.

 

위 삶의 모습이나 해결점이 신앙의 삶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통하는 점이 많습니다. 신앙적으로도 우리는 게으름을 피울 때가 많습니다. 그럴싸한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면서도 그것이 게으름인지 모를 때가 많죠. 우리는 좀더 부지런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청하고, 찾고, 두드려야 얻게 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신다고 하면서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믿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7절과 8절의 단어들이 다 현재형으로 쓰여져 있는 것은 끊임없이 행하라는 뜻입니다. 주님께서는 얼마나 부지런한 삶을 사셨습니까?

 

예수께서는 그 부지런함의 자리에 황금률을 자리하게 하십니다. 즉 네가 바라는 것이 많을텐데, 그것을 남에게 해주라는 것입니다.(마태 7, 12) 내가 바라는 것을 얻고 싶은 만큼의 적극성으로 다른 이에게 해주라는 것이죠. 사랑하고 나누고 위해주면서 마치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듯 남에게 해주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것보다 더 끔찍하게 우리를 위하시는 분이시고, 좋은 것을 주고 싶어 안달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을 좋은 것으로 여기며 감사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은 복입니다. 바라는 것을 남에게 해주는 삶을 산다면, 우리에게는 축복이 가득하게 돌아올 것입니다. 나는 오늘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삶을 살아갈까요? 시선을 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맞추며 그 안에서 예수를 발견한다면 너무 행복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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