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1일 연중 제 4주간 목요일(다해)
복 음
[마르6,7-13]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묵 상
오늘의 말씀은 복음전파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복음을 전파하는 일은 교회의 첫째 사명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당부하신 말씀이 바로 복음전파였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미사가 끝날 때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는 말로 교우들을 파견합니다.
그런데 복음을 전파하는 일이 그리 수월하지만은 않습니다.
복음을 전하려고 애써본 사람은 당연히 경험했겠지만, 복음을 전할 때 상대방의 태도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고리타분한 얘기라며 귓등으로 듣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너나 잘 믿어서 천당 가라며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외면해 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처음에 희망과 포부를 안고 주님의 말씀을 전하려고 나섰다가 그렇게 냉소적인 반응을 대하게 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복음을 전하려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다음부터는 복음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게도 됩니다.
오늘의 복음은 복음전파를 하다가 이렇게 실패했을 때 어떻게 처신하는지에 대해서 가르쳐주십니다.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마르6,11)
발의 먼지를 털어버린다는 것은 우리말의 ‘툴툴 털고 일어선다.’는 말과 비슷하게, 깨끗하고 확실한 단절을 의미합니다.
즉, 나는 당신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까 여기서 있었던 일을 더 이상 마음에 두지 않겠다는 뜻의 행동입니다.
또한 나는 할 일을 했으므로 그 이후의 책임은 나에게 없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했을 때 결과에 너무 연연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속상해하고 화내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복음을 전할 때 결과에 대해서 좀 더 여유롭고 느긋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성실히 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주님께 맡겨드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실, 인간적인 눈으로 본다면 예수님께서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실패하셨습니다. 오히려 복음을 전하시다가 처형을 당하신 셈이니까요.
예수님보다 훨씬 부족한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일에 실패했다고 조바심을 낸다는 것은 과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