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 학자 기념일 2007-01-24
마르 4,1-20
그때에 예수님께서 다시 호숫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너무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그분께서는 호수에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모두 호숫가 뭍에 그대로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가르치셨다. 그렇게 가르치시면서 말씀하셨다. “자, 들어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다.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버려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다. 그리하여 어떤 것은 서른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백배의 열매를 맺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예수님께서 혼자 계실 때 그분 둘레에 있던 이들이 열두 제자와 함께 와서 비유들의 뜻을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지만 저 바깥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비유로만 다가간다.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비유를 알아듣지 못하겠느냐? 그러면서 어떻게 모든 비유를 깨달을 수 있겠느냐? 씨 뿌리는 사람은 실상 말씀을 뿌리는 것이다. 말씀이 길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이 말씀을 들으면 곧바로 사탄이 와서 그들 안에 뿌려진 말씀을 앗아가 버린다. 그리고 말씀이 돌밭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말씀이 가시덤불 속에 뿌려지는 것은 또 다른 사람들이다.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욕심이 들어가 말씀의 숨을 막아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러나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배의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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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이 복음을 묵상할 때마다 과연 내 마음의 밭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대부분 내 마음의 밭은 가시덤불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길바닥이나 돌밭은 그래도 아닐 것 같고, 그렇다고 백배, 예순 배 열매를 맺는 좋은 땅도 아닐 것 같아서 항상 가시덤불로 결론을 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규정짓는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이 네 가지 밭이 모두 있었습니다. 형제들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입견이나 잦은 판단으로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던 모습은 길바닥과 같은 마음의 밭이었습니다. 또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이렇게 살아야지 하면서 결심한 것이 단 1시간도 못 넘기고 무너지는 모습은 돌밭과 같은 마음의 밭이었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받아들였지만 세상의 가치로 이렇게 재고 저렇게 재기만 하다가 제대로 그 말씀을 실천해 내지 못하던 모습은 가시덤불과 같은 마음의 밭이었습니다. 반면에 순수한 마음으로 그 말씀을 깨닫고 실천해 옮겼던 모습은 좋은 땅과 같은 마음의 밭이었습니다. 이러한 변덕쟁이 같은 마음은 저뿐만 아니라 수녀님들도 공통되는 모습일 것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이 네 가지 마음을 좋은 땅과 같은 마음의 밭으로 만드느냐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머물지 않는데 있습니다.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에 오래도록 머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데에 신앙인의 삶이 있는 것입니다. 머물지 않고 좋은 땅으로 금방 되돌릴 수 있는 강한 의지의 힘이 신앙인을 참된 삶으로 인도합니다. 오늘 하루 끊임없는 되돌림의 노력 속에서 서른 배, 예순 배, 백배의 열매를 맺어 보시기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