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늬만 그리스도인?
-최연석 목사(전남 여수시 중부교회)-
복음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은 크게 나누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구경꾼들이고, 둘은 적대자들이며, 셋은 ‘따르는 자들’이다. 이 따르는 자들을 일컬어 제자라고 부른다. 그것도 그냥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며’ 따르는 자들을 제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러한 분류는 누구한테는 조금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은 주님을 따른다고 했는데 구경꾼으로 분류된 경우도 있고, 적대자로 찍힌 경우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나는 그분과 같은 고향 출신인데, 나는 친척뻘인데 하면서 구경꾼이나 적대자로 분류된 것을 억울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은 당신의 제자가 되는 기준을 분명히 이렇게 제시한다. 그것은 “나를 따르는 ‘손발’이 있느냐는 것이고 나와 마음을 같이할 ‘가슴’이 있느냐”는 것이다. 핏줄·머리·학벌·점수는 따지지 않지만 ‘손발’과 ‘가슴’은 따지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해야’ 한다는,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조건은 분명히 하셨기 때문이다. 지난 시절, 거리에서는 이런 노래가 많이 불러졌다. “…우리들에게 응답하소서 귀먹은 하느님/우리 기도 들으소서 혀 짤린 하느님/얼굴을 돌리시는 화상당한 하느님/그래도 내게는 하나뿐인 민중의 아버지.” 이러한 탄식이 그치려면 우리의 손발이 필요하다. 우리의 따뜻한 가슴이 필요하다.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주님의 형제와 자매, 어머니가 필요하다. 무늬만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누가 내 형제며 자매며 어머니냐’는 주님의 탄식을 그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님의 손과 발은 못이 박혔고, 당신의 가슴은 창에 찢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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