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르기 - 이회진 신부님 /2007.01.19

2007. 1. 23. 오후 10:39:18

글자

김 춘 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사람들은 다 자기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름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죠,
어떤 이는 그 이름을 아름답게 세상에 남기기도 하고, 어떤 이는 추하게 남기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의 마음에 담아 두었던 사람들을 부릅니다.
제자들 중 눈여겨 보아 두었던 12명의 이름을 불러 당신 곁에 세우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눈여겨 보고 마음에 담아 두었던 그 이름은
이제 세상에 남았다가 사라질 그런 이름이 아니라,
세상에 영원히 남겨질 이름, 하늘에 남겨질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갈릴래아의 이름없는 어부였던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그의 이름을 불러 주시자 이제 교회의 반석이 되었습니다.
불같던 성격의 요한은 사랑의 사도가 되어
오늘도 우리에게 예수님의 사랑 노래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같은 동포의 돈을 걷어 로마 정복자에게 바치면서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하던 마태오는 오늘부터 하느님 말씀의 전달자가 되었습니다.
왜요?
예수님이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 참으로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 이름이 자신의 삶에 의미가 되도록 부른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무지랭이 촌구석 어부가 신앙인의 반석이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칼만 들고 설치던 열혈당원 시몬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다 순교할 지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런데 그들의 이름을 예수님이 불러주시자
그들은 모두 우리에게 꽃과 같이 아름다운 생명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우리에게,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생명을 주는 의미 있는 이름이 되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그것은 예수님께서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셨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에는 어떤 사람의 이름을 담아두고 계십니까?
어머니의 이름, 아버지의 이름, 동생이나 언니의 이름, 친구의 이름, 아니면
나와 오늘 이 공동체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의 이름.
여러분은 지금 어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이름들을 어떻게 부르고 계십니까?
예수님처럼 마음에 담아둔 사랑으로 부르고 계신가요?
아니면 지난 날 내게 아픔을 준 것 때문에 미운 마음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고 계신가요?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이름이 내 삶의 의미가 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이름을, 오늘 예수님처럼 마음에 담아 불러준다면
그는 이제 더 이상 내게 의미 없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이름을 함부로, 막, 아무렇게나 부른다면
그 이름은 허공에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 이상이 아닙니다.

소리라면 허공에서 산산이 부서져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이름을 부르는 이가 그 이름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은 누군가의 이름을 세상에 살아있는 꽃이 되도록 불러본 적이 있으십니까?
여러분은 누군가의 이름을 세상에 살아있는 의미가 도도록 불러본 적이,
혹은 여러분의 가슴에 사랑이 되도록 불러본 적이 있으십니까?

우리는 매일 많은 이들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리고 압니다.
그 소리에 사랑이 담겨 있는지, 희망이 담겨 있는지,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압니다.
그리고 느낍니다.
그 소리에 사랑이 담겨 있을 때 얼마나 행복한지,
그 목소리에 희망이 담겨 있을 때 이 땅에서 그와 같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용솟음쳐 오는 지 우리는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소리에 의미가 담겨 있을 때,
나도 세상에서 생명을 피울 수 있는 꽃이 될 수 있다는 것마저,
다른 이의 생명에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마저 느끼게 합니다.

이름을 부를 때, 그리고 그 이름을 기억할 때,
여러분 자신의 이름만을 기억하며 부르지 마십시오.
예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이름을 마음에 담아 부르십시오,
그러면 그 이름들이 살아나 꽃이 되고, 힘이 되고, 생의 의미가 되어
우리 모두에게 사랑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 오늘 제가 부르는 이름이 제 삶에도, 그의 삶에도 의미 있는 이름이 되게 하여 주소서. 아멘."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모음집

목록 전체보기 →
연중 제2주간 금요일2007.1.19./새로운 계약 - 하성호 신부님07.01.23조회 31주님이 함께 지내신 이유 /- 이기양 신부님 2007.01.1907.01.23조회 31이름부르기 - 이회진 신부님 /2007.01.1907.01.23조회 31연중 제2주간 금요일 2007-1-19/당신과 함께 할 사람 - 한창현 신부님07.01.23조회 30[강론] 모으기와 기르기[박상대신부님] /2007.01.1907.01.23조회 30[강론] 부르심[김흥태신부님] 2007.01.1907.01.23조회 30[묵상] 생명의 수로(水路) [ 전요한 신부님 ] 2007.01.1907.01.23조회 312007.1.18 연중 제2주간 목요일/[강론] 한사람의 중심[이수철신부님]07.01.23조회 30[묵상] 사소한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4[송봉모신부님] 2007.01.1907.01.23조회 30[강론] 이 사람 정도라면[양승국신부님] /2007.01.1907.01.23조회 30[강론] 신부이기에 더욱 악랄해진것[김충수신부님]07.01.23조회 302007년 1월 19일 금요일/[묵상] ♥‘감정의 그릇’과 ‘사랑의 그릇’...김홍언신부님07.01.23조회 30교회일치 주간을 맞으며... - 정우석 신부님07.01.23조회 30[동영상] TV 매일미사 2007년 1월 19일 연중 제 2주간 금요일07.01.23조회 3001월 19일 금요일 말씀지기 묵상07.01.23조회 31다해 연중 2주간 금 마르코 3,13-19- 신비인 부르심 - 이찬홍 신부님07.01.23조회 31<연중 제2주간 금요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으신 이유를 아십니까?- 이기양 신부님07.01.23조회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