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일/“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 하성호 신부님

2006. 12. 17. 오후 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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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3주일(스바 3,14-18/ 필리 4,4-7/ 루카 3,10-18)

변진섭이란 가수가 소년소녀 가장을 돕기 위해 부른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때론 내가 혼자뿐이라고 느낀 적이 있었죠. 생각하면 그 어느 순간에서도 하늘만은 같이 있죠....”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찡한 감동의 전율처럼 느껴졌습니다. 뼈 속까지 스며드는 존재의 고독이나 불안을 느낄 때 손을 내밀며 나를 받아주는 이가 다가온다면 그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생활 안에 늘 불안과 고독을 느끼는 우리 다시 한 번 우리 존재의 모든 것이 되시기 위해 다가오시는 저 주님을 바라봅시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파아란 풀밭에 이 몸 누여 주시고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 주시니. 내 영혼 싱싱하게 생기 돋아라.”(시편 23편). 겨우 양새끼 몇 마리 치며 사막을 떠돌아다니는 저 고달프기 짝이 없는 목동의 노래가 저만치 은은하게 마치 천상의 합창처럼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합니다.
지난 몇 세기 동안 산업화가 진행되고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상은 참 많이도 바뀌었습니다. 양적으로는 풍요로워졌습니다. 과거에 비해 많은 것을 누리며 살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은 공허함을 호소하고 존재의 불안을 심각하게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외적 발전은 세상을 많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고, 그 변화의 소용돌이는 지금까지 인간이 의지해왔던 가치기준과 사회적인 제반질서를 무너지게 만들었고, 현대인의 정체성을 통째로 흔들어 놓았습니다. 그 결과는 안정보다는 불안을 더 많이 초래하고 있습니다. 불안감을 견디지 못한 이들은 각종 사이비 종교, 인터넷 중독, 마약복용, 약물중독, 알콜중독, 변태적 욕망추구 등과 같은 현실도피의 유혹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현대인에게 날이면 날마다 쌓여가는 이러한 불안은 과연 어디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겠습니까? 외적인 것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존재의 근거와 존재의 토대를 상실해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엄마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현대인은 하느님을 상실하였습니다. 무신론자들과 유물론자들은 끊임없이 현대인으로 하여금 신을 떠나라고 외쳤습니다. 그 무신론은 때로는 과학의 탈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재물과 건강, 쾌락의 탈을 쓰고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침투해 들어오기도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유혹들에 빠져들어 존재의 근거이자 토대인 신으로부터 멀리멀리 도망가는 생활을 하려 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존재의 공허함과 존재의 불안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과연 인간이 하느님을 떠나서 평화를 누리며 살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까?
포탄이 비오듯 쏟아지는 전장에서도 어린아이는 소록소록 잠을 잡니다. 왜냐하면 엄마의 품 안에 안겨있기 때문입니다. 고독과 불안을 호소하는 오늘날의 사회 현상을 염두에 두고서 오늘 독서들을 다시 한 번 읽어 봅시다. 제1독서는 주님께서 우리 한가운데 계시니 두려워하지 말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라고 외칩니다.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형제 여러분,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라고 외치십니다. 우리 존재의 토대도 주님이시요, 우리 존재의 근본적인 불안을 없애주시는 분도 주님이시요, 우리 존재의 고독을 채워주시는 분도 주님이십니다. 그 주님께서 우리 삶 안에 개입해 들어오십니다.
왜 심리학자들이 마음의 평화와 죄의식은 동시에 느낄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까? 주님의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는 주님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것이고, 죄는 궁극적으로 주님을 떠나려는 것이다.”라고 대답합니다. 주님과 죄는 함께 있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을 떠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죄를 과감하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우리들입니다. 죄는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죄를 범하면 우리 역시 존재의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이제 세례자 요한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주님께로 돌아서고, 주님과 더욱 화해하는 삶을 택해야 하겠습니다. 대림초불은 벌써 세 개가 밝혀졌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발현하실 때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라고 인사를 건네시고, “바로 나다.”(루가 24,39)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성체성사 거행 안에서 주님께서는 “바로 나다.”하시며 우리에게 평화의 인사를 건네십니다. 그분이 우리 존재의 토대이시고 우리 삶의 주님이십니다. 참으로 놀라운 존재의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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