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3주일 2006-12-17 /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선물 - 한창현 신부님

2006. 12. 17. 오후 2:02:10

글자
대림 제 3주일

2006-12-17  

한 요셉 신부님  

   루카 3,10-18

그때에 군중이 요한에게 물었다.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세리들도 세례를 받으러 와서 그에게, “스승님,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자, 요한은 그들에게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하고 일렀다. 군사들도 그에게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요한은 그들에게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렀다. 백성은 기대에 차 있었으므로 모두 마음속으로 요한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또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치우시어, 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버리실 것이다.” 요한은 그 밖에도 여러 가지로 권고하면서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였다. 
  

‘매일미사’의 묵상 글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지난번 대림절 특강 때의 주제와도 같습니다. 베네딕토 16세 현 교황님은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 그리스도교 사랑의 본질과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십니다. 교황님은, 사랑은 개인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교회 공동체의 의무임을 강하게 역설하시면서 구체적인 자선 활동을 위한 조직화에 교회가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초대 교회에서의 자선 활동이야말로 교회를 이루는 세 가지 필수 요건 가운데 하나라고 하십니다.
“교회의 가장 깊은 본질은 하느님 말씀의 선포, 성사 거행, 그리고 사랑의 섬김이라는 교회의 삼중 임무로 드러납니다. 이 임무들은 서로를 전제로 하며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사랑의 실천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도 되는 일종의 복지 활동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의 한 부분이며, 교회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데에 필수적인 표현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자선주일을 맞이하여 우리의 존재이유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야 함을 생각해 봅니다.

한편 오늘 복음 말씀을 보면,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이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말씀을 선포하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세례를 받으면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라는 물음을 하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인간의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맺어야 할 회개의 열매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군중들에게 요한은, ‘여벌의 옷과 음식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라’고 요구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과 자선 이것이 회개의 열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리에게는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하고 요구합니다. 당시 세리는 관청으로부터 관세 징수권을 위임받아 관세를 거두는 민간인이었는데, 문제는 관청에서 미리 임차료를 받고, 일정한 기간동안 관세 징수권을 임대차 했습니다. 때문에 세리는 임대 기간동안 본전을 뽑아야 했고, 또 다음 임차를 위해서 임대권을 가진 관리에게 거둔 돈의 일부를 상납해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해진 것 이상의 많은 관세를 매겨 부당하게 거두어 들였기에, 이들은 대표적인 죄인으로, 공적인 죄인으로 여겨져서 성전 전례에도 참석하지 못했고, 유대교를 믿기 위해서는 그 직업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요한은‘직업을 바꾸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한대로만 받을 것’을 요구합니다. 이는 바로 회개의 삶에는 직업이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공정의 실현 이것이 더 중요함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사들에게는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하고 충고합니다. 군인들은 이교인들과 자주 접촉함으로 부정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었고, 힘으로 약한 이들을 협박하거나 해서 타인의 권리와 재물을 부당하게 치부하는 대표적인 집단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요한의 대답은 지극히 평범하게 ‘자기 봉급으로 만족할 것’을 명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이러한 평범하고 상식적인 대답은 다음의 두 가지를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첫째는 회개를 통한 나의 변화는 다른 이에게도 좋은 결과를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군중에게 하신 말씀, ‘여벌의 옷과 음식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라’는 말씀과 세리에게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하고 요구하신 것, 그리고 군사에게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하는 충고의 말씀은 기본적으로 ‘나 자신의 변화’를 통해서 그 결과가 가난한 이들과 백성들에게 긍정적 결과를 가져와야 합니다. 이것이 회개의 삶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것입니다.
둘째는 세례자 요한의 대답이 너무나 평범하고 상식적이라는 것입니다. 정한대로 받고 봉급에 만족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아는 상식 차원의 대답입니다. 때문에 회개의 삶이란 무슨 특별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근본에 충실한 삶, 그리고 상식을 살아가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지금의 우리들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는 물음에 답을 주는 것이 됩니다. 수도자로서, 아니 기본적으로는 신앙인으로서 각자의 처지와 위치에서 나의 회개를 통해 다른 이에게 좋은 결과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평범하고 상식적인 차원에서 근본에 충실한 삶을 살 때 이미 답은 정해져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선물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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