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옛날에 한 아이가 살았어.
아이는 완함이라는 악기를 무지무지 좋아했어.
어디를 가더라도 완함을 꼭 갖고 다녔지.
언제라도 완함을 연주할 수 있도록.
맨날 맨날 틈만 나면 아이는 완함을 연주했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던 거야.
하지만 사람들은 완함 소리에는 관심이 없었어.
"지금은 안 돼!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아니?"
어느 날 , 아이는 완함을 꼬옥 안고 먼 길을 떠났어.
완함 소리를 들어 줄 누군가를 찾아서.
아이가 걷고 또 걸어 몹시 지칠 무렵이었어.
눈앞에.
뭉게뭉게 안개가 피어오르는 산이 나타났어.
그 산은 어쩐지 달라 보였어.
왠지 음악을 들어 줄 누군가가 있을 것만 같았지.
아이는 얼른 산으로 달려갔어.
산 어귀에는, 머리에 뿔이 난 괴물이 입을 딱 벌리고 있었어.
아이는 무서웠지만 가까스로 용기를 내어 말했지.
"내 음악 소리를 들어 줄 수 있어요?"
괴물을 콧김을 푸푸 내뿜으며 말했어.
"지금은 안 돼! 밤새 산을 지켰으니 아젠 자야겠어.
저 고개 너머로 가 봐. 거기에 누가 있을지도 몰라."
아이는 고개를 오르다가 코끼리를 탄 할아버지를 만났어.
"할아버지! 잠깐, 잠깐만요!"
"무슨 일이니?"
할아버지가 코끼리 귀를 세게 잡아당겨 멈춰 섰지.
"내 음악 소리를 들어 줄 수 있어요?"
"지금은 안 돼! 난 먼 길을 떠나는 참이란다."
할아버지가 코끼릴 등에 올린 봇짐을 보여 주었어.
아이가 다시 길을 가는데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렸어.
꽃 덤불 사이에서 조그만 괴물이 얼굴을 쑥 내밀었어.
아이가 말했지.
"내 음악 소리를 들어 줄 수 있어요?"
조그만 괴물이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했어.
"지금은 안 돼! 꽃들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거든.
저쪽 절벽에 가 봐. 누가 있을지도 몰라."
절벽 위에는 원숭이가 턱을 괸 채 앉아 있었어.
"내 음악 소리를 들어 줄 수 있어요?"
원숭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어.
"지금은 안 돼! 깊은 생각에 잠겨 있거든.
저 산모퉁이를 돌아가 보렴. 누가 있을지도 모르니."
아이가 산모퉁이를 도는데 무언가 획 지나갔어.
손에 불꽃 모양의 구슬을 든 괴물이었지.
"저기요! 내 음악 소리를‥ ‥ ‥"
아이가 미처 말을 마치기도 전에
다른 괴물이 쫓아가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어.
"거기 서라! 내 구슬 내놔!"
괴물들은 금세 사라져 버렸어.
산모퉁이를 돌자.
커다란 나무 아래 새들이 모여 있었어.
새 한 마리가 둥둥 북을 치고 있었어.
아이는 옳다구나 싶었지.
"내 음악 소리를 들어 줄 수 있어요?"
"지금은 안 돼!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고 있잖아."
둥둥 북소리에 맞춰 새들은 날개 춤을 신나게 추었어.
아이는 뒤돌아섰어. 무척 외로웠지.
눈에는 눈물이 뚝 떨어졌어.
그때 였어. 숲 저편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어.
"누~구~없~어~요~?"
아이는 어두컴컴한 숲 어귀를 기웃거렸어.
"누구 없어요?"
아이가 숲에 대고 외치자
메아리처럼 연거푸 소리가 되돌아왔지.
"누구~~없어요~~?"
"누구~~~없어요~~?"
"누구~~~~없어요~~?"
"누구~~~~~없어요~~?"
숲에는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우글거릴 것만 같았어.
아이는 망설이고 또 망설였지.
하지만 숲 저편에 누군가 있을 것만 같아
완함을 꼭 부둥켜안고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어.
겨우겨우 숲을 빠져나오자 언덕이 보였어.
그런데 그때.
이 언덕에서 불쑥, 저 언덕에서 불쑥,
아이들이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었어.
손에 손에 하나씩 악기를 들고 말이야.
아이는 반가워 소리쳤어.
"내 음악 소리를 들어 주지 않을래?"
아이들도 똑같이 소리쳤어.
"내 음악 소리를 들어 주지 않을래?"
"그래! 그러고 말고!"
아이가 완함을 연주하자
다른 아이들도 연주를 시작했어.
배소, 피리, 북, 거문고.
음악 소리는
서로 잘 어울리고 어울려
온 산에 울려 퍼졌어.
음악 소리를 듣고
온갖 새들과 짐승들과 크고 작은 괴물들이
아이들 곁으로 모여들었어.
모두들 너울너울 춤추고 덩실덩실 춤췄지.
그러자 하늘에서 커다란 봉황이 날아왔어.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있어서 참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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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 없어요? 는 1400년 전에 백제 사람들이 금동대향로에 새겨 눟은 상상의 세계가 오늘날의 그림책 속으로 들어와 펼치는 한바탕 흥미진진한 이야기랍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하늘과 땅과 바다, 그리고 거기 조화를 이우며 살아가는 삼라만상이 들어 있는 하나의 세계이며,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백제 사람들의 꿈이 담긴 위대한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국립부여박물관에 있답니다. 국보 287호
Oh My Darling, Clementine - The Brow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