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2006. 7. 22. 오후 2: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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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어릴 때부터 피부가 몹시 약했던 저는 여러 가지 피부병으로 엄청 고생을 해봐서
피부병이 얼마나 괴로운 병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나병환자들의 말 못할 고통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질환이 됐는데, '옴'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아직도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심심치 않게 발병해서 사람들을 괴롭히곤 하지요.
증상이 진행되면 정말 참기가 어렵습니다.
전염성은 또 얼마나 강한지 모릅니다.

언젠가 제가 옴과 유사한 피부병에 걸려 죽을 고초를 겪었습니다.
지독한 가려움증을 이기지 못했던 저는 자는 동안 제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엄청 긁어버려서, 그 다음날은 손을 침대에 묶고 잔 기억도 납니다.
너무나 간지러워서 참다 못해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가려움을 참기가 너무 힘들어 'PM'이란 강력한 무좀약을 상처부위에 발라봤지요.
'이걸 바르면 좀 따갑겠지만 아마 빨리 나을거야'하는 생각이었는데,
그러나 웬걸, 너무나 쓰라렸던 저는 펄쩍 뛰다 머리가 천장에 부딪히기까지 했습니다.

피부병 중에 별것도 아닌 옴이 이렇게 지독한데, 나병은 얼마나 사람을 괴롭혔겠습니까?
나병은 옴과는 차원이 다른 병입니다.
옴이야 어느 정도 고생하고 꾸준히 치료를 하면 원상복귀 된다는 희망이라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예수님 시대 당시 나병은 특효약이 전혀 없던 불치병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고약한 것은 나병에 걸렸다하면 그날로 '인생 종치는' 날로 여겼습니다.
일단 나병에 걸리면 특별한 치료약이 없었기에 즉시 사회로부터 격리됐습니다.
말이 격리지 이 세상으로부터 추방이었습니다.

나병으로 인한 괴로움보다 훨씬 더 큰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나병환자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그릇된 인식이었습니다.
당시 유다 사회에서는 나병을 천형(天刑)으로 여겼습니다.
뭔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대가로 나병을 얻게 됐다는 인식,
나병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벌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보편화돼 있었던 것입니다.
나병에 걸려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것만 해도 서러운데,
'천벌 받은 사람'이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자니 억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가족들과 강제로 생이별한 환자들은 성문 밖,
사람들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짐승처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치유에 대한 일말의 희망도 없이 철저한 세상의 변방에서 나병환자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삶, 더 이상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삶을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나병환자는 병이 진행될 대로 진행된 중증 환자로 여겨집니다.
그에게 가장 끔찍한 일은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일이었겠지요.
'차라리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어김없이 아침은 밝아오고 눈이 떠지면 다시금 더욱 문드러져 가고 있는 자신의 삶을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아침마다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혹시나' 하고 자신의 손과 발을 만져보는 일이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개울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이었습니다.
혹시라도 밤 사이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나병이 낫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유일한 소원은 단 한번만이라도 예전의 보송보송했던 피부를 되찾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그였기에 이제 마지막 희망을 안고, 무례가 되는 줄 분명히 알면서도,
율법을 어겨가면서 예수님께로 달려온 것입니다.
자비와 연민으로 충만한 예수님 앞에 서니 서러웠던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러갑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쉼 없이 흘러내립니다.
꼭 한번 나아보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간곡히 아룁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장에서,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간절히 부르짖는 나병환자의 외침 앞에
마침내 예수님 마음이 움직입니다.
삶 자체가 슬픔과 고통 덩어리였던 나병환자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권능의 손을 그에게 펼치십니다.
자비의 팔을 그의 어깨에 두르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네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나병환자의 새 삶을 한번 살아보겠다는 간절한 마음,
예수님께서는 전지전능한 메시아임을 굳게 믿는 확고한 신앙이 결국 기적을 불러옵니다.

오늘 저 역시 치유 받은 나병환자처럼 주님 도움으로 다시 한 번 깨끗해지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보란 듯이 새 삶을 살고 싶습니다.
 
평화신문서 펌!
 
제가 어찌 예수님 곁을 떠날수 있겠습니까!
 
주님! 사랑합니다.고맙습니다. 아멘!!
 
가브리엘

댓글 2

  • 2006년 7월 22일 오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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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7월 22일 오후 9:14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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