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파인할스,부병,전직 건축기사...."
그 때 파일할스는 자신이 벌써 4년 동안이나 전쟁터에서 떠밀려 다니고 있음을 새삼깨달았다.
정집 영장에는 단지 몇주 동안의 훈련이라고만 쓰여져 있엇다. 분대 편성이 끝나고 세 시간이 지난 후 파인할스는 메마른 초원에 누워있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다가와 그에게빵과 담배
여섯개비를 던져 주면서 말했다.
"암호는 승리다.승리.기억해둬.."
파인할스는 그 말을 입속에서 되풀이해 보았다. 그 말을 마치 모래속에 섞인 물 같은맛이였다
순간 가까운 곳에서 포탄소리가 들려 왔고, 곧 흙먼지와 포연이 몸을 덮쳐 왔다. 파인할스는
곧 왼쪽팔이 촉촉히 젖어드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부상당했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뜻대로 목소리가 나와 주지 않았다. 대신 누군가 로스아펠로 진격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만 들려
왔다. 그 목소리는 아주 멀리서, 마치 유리벽 너머로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바우어 대위, 로스아펠로 진격해"
파인할스는 그냥 누워 있기로 했다. 오랜만에 느긋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잠시후 몸이 다른곳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안심하고 눈을 감았다. 병원으로 후송되는 길일 터였다. 이미 차례겪은 일이었기에 앞으로의 절차까지 훤히 알수있었다. 입원과 퇴원, 그리고 전투에 나가 다시 부상..., 차가 멈추는 바람에 파인할스는 깨어났다. 그는 들것이 야전병원 복도로 옮겨지는 것을 알았다.
잠시 후 자동차 한 대가 먼지를 날리며 야전 병원마당으로 들어갔다. 그차에서 내린 사람은
낮에 본 누렇게 부은 얼굴의 장군이였다. 장군은 천천히 들것 사이를 지나며 다친 병사들의 품에 담배를 한 갑씩 놓아 주었다. 그 때 파인할스는 장군의 얼굴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있었다 그 얼굴에는 이번 전투 역시 패배라는 사실이 뚜렷이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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