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2001. 7. 18. 오전 5:26:47

2
글자

어제 광희 누님의 생일이었죠? 축하드려여 ^^ 생일 선물은 많이 받으셨는지. ^^

 

 

 

이 조용한 새벽.. 벌써 4시군요...

 

쩝~ 전 이 새벽을 무지 좋아하거든요. 내가 이 세상의 최고가 된 듯한 기분도 느끼고, 나 홀로 깨어있다는 생각도 기분이 좋고요. 좋아하는 음악도 크게 듣지 않아도 주위에 잡음 없이도 조용히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좋고.. ^^ 이렇게 좋은 새벽을 잠으로 보낸다는 게 너무 아깝구요.

 

그래서 이 시간까지 잠을 안자고 잡생각에 휘말려 글을 쓴답니다.

 

 

 

22년이라는 제 삶에는 참으로 많은 선물들이 있었습니다.

 

매 해년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든 받아내는 생일선물, 졸업 입학 선물들.. 별안간 떨어지는 감동스런 선물들... 나를 위해 기도해준 기도선물..  

 

생각해보니 또 제가 다른 이에게 준 선물도 많았던 것 같군요. 저 또한 여러 이유로 해서 그리고 아무런 이유 없이 준 선물도 많고..

 

전 다른 이에게 책 선물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책을 선물 받는 걸 좋아하구요.

 

왜냐믄.. 어.. 왜냐믄 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제가 책을 선물 할 때는 상대방을 여러 번 생각하거든요.

 

" 이 사람은 수필을 좋아 할꺼야.. 아니지 소설인가? 시집?  어떤 수필을 좋아할까? 어떤 소설? 어떤 시집?"

 

그렇게 대형 서점에서 이리저리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들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정말 즐겁게 보냅니다.

 

제가 그렇게 고민하니 저에게 책을 선물한 사람 또한 날 위해 시간도 들이고 머릿속을 나로 채움에 고마워서~~ 책을 선물로 받으면 좋아하죠~~

 

 

 

제가 선물 받은 것 중 정말로 평생을 잊지 못하는 선물이 있습니다.

 

책이냐구요? 아니요~~

 

 

 

99년도 1월~2월 겨울이었죠~

 

레지오 고3 피정으로 ( 그때는 연수가 아니라 위탁 피정을 했거든요) 인연이된 곳이 있습니다. 정말 저에겐 보석과 같은 존재를 가진 곳이죠. 특별히 고향이라 하는 곳이 없는 저에겐 정말 고향과 같은 곳이기도 하고요.

 

재수 삼수를 하면서 힘이 든다 싶을 때면 그리고 모의고사가 끝나는 날이면 찾아갔죠.

 

동산 미루나무 밑에서 자기도 하고.. 혼자서 조용히 이용할 수 있는 성당.. 이 성당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답니다. ^^;;

 

그리고 항상 힘이 되어주시는 수녀님들.. 그리고 일곱 미루나무 아저씨..

 

 

 

제가 잊지 못하는 선물은 이곳에 계시는 토마 라는 수녀님에게 받은 것이에요.

 

토마 수녀님은 정말 작은 키에 (ㅋㅋㅋ) 검은 부엉이 안경.. 조용한 말투~~ ^^

 

토마라는 수도명은 항상 누가 이야기하면  "정말이야? 진짜야?" 라는 말버릇 때문에 지어진 거래요~~ 재밌죠?

 

그땐 그곳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1박 2일 피정이 있었고, 똑같은 것을 7번이나 했죠. 거의 한달 가량 거기서 먹고자고 아이들이랑 생활을 하고..^^  

 

그땐 매일 밤 우리 조에 꼬마들에게 편지를 써주고 피정이 끝난 후에 또 편지를 받는 즐거움에 살았죠~  

 

토마 수녀님은 저랑 한 반을 맡아서 지냈어여. 7번 모두.. ^^ 정말 정도 많이 들고..

 

그런데 수녀님은 부엌도 담당하셔서 바쁘셨죠. 그리고 저 혼자 꼬마들을 상대해야 했구요. 풋내기 신입교사인 저에게 정말 난감한 일이었죠.

 

정말 아이들 관리도 안되고.. 화도 못 내고 뭐 그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적응하고 아이들도 잘 다루고~~ ^^

 

그렇게 빡센 한 달이 지나고...

 

마지막날, 수녀님이 집에 가려던 저를 조용히 부르시더니 하얀 봉투를 내미시는 거예요.

 

 

 

수녀님이 하시는 말씀이

 

"요셉아.. 이건 내가 세상에서 젤 아끼는 거다. 평생을 간직하려 했는데..  꼭 집에서 풀어봐!"

 

 

 

"수녀님.. 이거 젤 아끼시는데 수녀님이 갖고 계셔야죠` "

 

 

 

수녀님이

 

"요셉이한테 많이 미안하고 예뻐서 주는 거야. 이건 정말 소중한 거니깐 잘 간직해~ 다른 사람에게 애기하지 말고~ 나도 선물 받은 거야~ "

 

 

 

’내가 이걸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가?’ 라는 생각에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보인 적이 없는데..

 

수녀님이 제 눈을 보셨는지. 손을 잡으시더군요.. ^^;;

 

 

 

집에 가는 길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 선물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다 집에 와서 방에서 혼자 열어봤습니다.

 

그 선물은 남들이 보기엔 정말 아무 것도 아니였습니다.  

 

코팅이된 조금만한 상보였습니다. 한눈으로 보기에도 손을 많이 탄 듯해 보이고요.

 

지금도 제 다이어리에 끼워져 있습니다.

 

 

 

상보 앞에는 손길이 그려져있고 "come unto me"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습니다.

 

뒤에는 기도문이 프린트되어서 붙어져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읽으면서 수녀님의 고마움 때문에 또 눈물을 보였죠.^^

 

그때 겉으론 웃고 다녔어도.. 그동안 키웠던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좌절감 때문에 제가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거든요.

 

오로지 그 길밖에 몰라서 학교 원서도 못쓰고 말이죠.(누가 그르더군요.."그게 자랑이냐?" 가슴이 미어집니다.)

 

제가 다시 공부하는 이유를 사람들이 잘 알고 있었지만... 수녀님은 그렇게 힘들어하는 걸 아셨는지.. ^^;;

 

 

 

아무튼.. 그 뒤에는 이런 기도문이 써있었어요.

 

 

 

"너희는 세상에 나가 언제까지나 썩지 않을 열매를 맺어라"

                                       (요한 15,16)

 

나는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가족에게

이름을 주신 하느님 아버지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드립니다.

넘쳐 흐르는 영광의 아버지께서

성령으로 우리 힘을 돋구어

내적 인간으로 굳세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우리의 믿음을 보시고

그리스도로 하여금 우리의 마음속에 들어 가

사실 수 있게 하여주시길 빕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에 뿌리를 박고

사랑을 기초로하여 살아 감으로써

모든 성도들과 함께 하느미의 신비가

얼마나 넓고 길고 높고 깊은지를 깨달아 알고

인간의 모든 지식을 초월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완성되고 하느님의

계획이 완전히 이루어지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힘차게 활동 하시면서

우리가 바라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베풀어 주실 수 잇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 교회와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세세무궁토록 영광을 받으시길 빕니다.. 아멘.  

 

 

날이 밝아 오는 군요.

히히~~ 제가 세상에서 소중하게 간직하는 선물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열린 마당, 열린 마음, 열린 우리..그리고..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