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식사를 하고 동성 고등학교 운동장을 산책했습니다.
새해 첫날에 내린 눈이 그대로 소복히 쌓여 있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아 때묻지 않은 하얀 눈을 사박사박 밟으며 전에 누군가에게 들었던 ’예화’ 한편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멋진 그림-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무거나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려라"
난 아무 것도 그리지 못하고 백지만 책상 위에 달랑 엎어놓고 있었다.
선생님이 교실을 한 바퀴 돌아 내 자리에 왔을 때 나는 심장이 콩콩 뛰었다. 담임 선생님은 그 큰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들판에 온통 하얀 눈이 내렸구나. 멋진 그림이야."
짧은 예화이지만 저에겐 오늘 하루를 되돌아 보게하고 반성케하는 긴 여운을 가져다 줍니다.
은혜스런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케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하며,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줍니다.
우리는 오늘 그리고 이 한해 동안에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은혜스럽고 즐거운 말, 사랑의 말로 축복을 빌어줍시다.
축복을 비는 이의 마음은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하느님도 그를 기꺼이 축복해 주십니다.
Happy and New year
사무엘 꽃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