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열차를 아시나요??

2000. 12. 12. 오전 1: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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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아침에 학교에 가려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희동네가 5호선이거든여..

 

 정말 생각지도 못한일이 일어났죠.. 지하철의 첫 번째 칸이 빨간색으로 칠해져있었고 산타할아버지 그림이 그려져있는 그런 지하철이 오더니 제 앞에 서더라구여..

 

 지하철이 서자 그 칸에서 산타옷을 입은 사람이 내리더니 "메리크리스마스! 좋은하루 되십시오!" 하고 말하고 다시 타더라구여..

 

 저는 일단 학교에 가야되니까 그 예쁜 지하철에 탔죠.. 지하철 안도 정말 예뻤어요.. 벽면 가득 화려한 산타 그림과 깜빡이는 조명, 그리고 젊은 산타 복장의 사람들이 악기 연주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웃음을 주고.. 그리고 아이들과 연인들에게는 예쁜 풍선도 선물하고.. 역마다 내려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고..

 

 그러나 무엇보다 예뻤던 것은 화려한 장식이나 조명이 아닌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밝은 표정이었어요. 저를 비롯한 어린이, 어른 모두가 점점 삭막해져 가는 서울의 지하철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날거라곤 상상하지 못한채 이 특별한 이벤트에 웃고 즐거워했죠.. 다들 아시겠지만 출근시간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전날의 피곤함과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에 졸고 있거나 아무 생각없이 무표정하게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가곤하죠. 그런데 오늘 그 열차안에서는 평소의 그런 모습을 찾아볼수가 없었죠. 저는 지하철에서 내려 학교에 갔다가 집에 와서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 지하철을 탔던 다른 사람들도 하루종일 즐거워 했을 것 같아요..  

 

 도시철도에서 어떤 의도로 그런 행사를 한 것인지는 잘 몰라도 정말 순수하게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잠깐 몸담았던 곳이죠^^; 멋져멋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웃음에 인색하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웃음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여.. 앞으로는 학교 가기 싫고 힘들어도 오늘의 기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야겠어요..

 

 산타 지하철은 하루에 2회 운행을 한다구 하네요.. 그리고 각 역마다 시간표가 붙어 있구여.. 다들 기회가 되시면 한번 타보세요.. 정말 재밌어요..

 

 그리고 며칠 전부터 제가 한다던 산타 아르바이트가 바로 그런 것이거든여.. 곧 그 일을 할 계획이랍니다. 정말 보람있을 것 같아여.. 기택아 꼭 하자!!

 

 요즘 시험이다 뭐다 해서 바쁘시고 짜증나시는 분들 많으시죠.. 모두들 힘내시구여.. 정말 작은 일에도 기뻐하며 웃을 수 있다면 여러분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힘든 일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랜만에 즐거운 하루를 보냈던 저였습니다...

 

                                              -파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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