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건넛마을로 품앗이 가신
어머니를 기다리며 동네 어귀를 서성였지만
저녁 해거름 다 되도록 어머니는 돌아오시지 않았습니다.
수십 번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산마루
기다림의 시간은 무심한 노을만 만들었습니다.
끝내 돌아서는 내 등 뒤로 들리는 종종걸음 소리
달려가 안긴 어머니 품은 이미 흥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나의 마음보다 그 기다림을 생각하며 애달아 했을
어머니의 고통이 더 크고 길었다는 걸
이제 부모가 되어서야 알 것 같습니다.
기다린다는 건 절망하지 않는 것입니다.
기다린다는 건 내일을 꿈꾸는 것입니다.
언제나 되풀이되는 아침이지만
새해 첫날의 아침은 더욱 밝고 향기롭습니다.
아직 아쉬움과 오욕의 흔적이 상처처럼 남아 있을지라도
이젠 더 이상 그 기억들을 떠올리지 않겠습니다.
그 아픔의 자리에 새살처럼
희망이 움트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바라옵건데, 영겁의 세월을 살아오신
당신의 슬기를 배우게 하십시오.
사랑을 위해 사람이 되신 당신의 열정을 배우게 하십시오.
이 한해를 당신의 슬기와 열정으로 살아 내고 싶습니다.
다시 새 시험지를 받아 든 아이처럼,
긴 항해를 위해 돛을 올리는 선원처럼
새해 새 아침을 그런 마음으로 맞이하겠습니다.
I understand - G cle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