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무엇이든 받아들입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장대비도, 불 같은 여름 햇볕도,
외로운 가을 낙엽도, 한겨울 서리와 눈마저도
땅은 그 모든 걸 기쁘게 받아들이고 품어 안습니다.
지상의 온갖 더러움과 추악함까지도
끝 모를 인고와 희생으로 감싸 안습니다.
그러고는 오랫동안 품었다가 깨끗한 생명으로 싹 틔웁니다.
무릇 생명을 가진 것치고 땅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 없고
땅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어머니입니다.
하느님, 당신은 땅이십니다
맨발로 섰을 때 비로서 느껴지는 대지의 맥박처럼
가식을 벗어던진 거침없는 모습으로
살아 계신 당신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습니다.
아이가 밖에 나가 놀겠다고 하면
불안한 마음이 되어
몇 번이고 주의를 줍니다.
맛있는 사탕을 사 주겠다고 해도
멋진 자동차를 태워 준다고 해도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 된다고
거듭거듭 당부를 합니다
그러고도 안심이 안 되어
아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창 밖을 내다보고 또 내다봅니다.
주님,
제가 당신 목소리 못 알아듣고
낯선 이를 따라가 버릴까 봐
당신도 이렇게 날마다
창 밖을 내다보고 계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