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당신은 땅이십니다.

2008. 11. 30. 오전 1:05:03

글자

 

땅은 무엇이든 받아들입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장대비도, 불 같은 여름 햇볕도,

외로운 가을 낙엽도, 한겨울 서리와 눈마저도

땅은 그 모든 걸 기쁘게 받아들이고 품어 안습니다.

지상의 온갖 더러움과 추악함까지도

끝 모를 인고와 희생으로 감싸 안습니다.

그러고는 오랫동안 품었다가 깨끗한 생명으로 싹 틔웁니다.

무릇 생명을 가진 것치고 땅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 없고

땅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어머니입니다.

하느님, 당신은 땅이십니다

맨발로 섰을 때 비로서 느껴지는 대지의 맥박처럼

가식을 벗어던진 거침없는 모습으로

살아 계신 당신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습니다.

 

 

    아이가 밖에 나가 놀겠다고 하면

불안한 마음이 되어

몇 번이고 주의를 줍니다.

맛있는 사탕을 사 주겠다고 해도

멋진 자동차를 태워 준다고 해도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 된다고

거듭거듭 당부를 합니다

그러고도 안심이 안 되어

아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창 밖을 내다보고 또 내다봅니다.

 

주님,

제가 당신 목소리 못 알아듣고

낯선 이를 따라가 버릴까 봐

당신도 이렇게 날마다

창 밖을 내다보고 계신지요?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아름다운 삶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