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密陽), 시크릿 선샤인(Secret sunshine), 숨어 있는 빛 마음의 빛,
그 에게서 시크릿 선샤인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아, 멋있다, 숨어 있는 빛이라니, 있기는 분명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찾아내야 하는 그 밝음의 세상...'.
그렇게 나는 평소의 경조부박한 성격대로 마구 떠들어댔다.
아마도 그가 공직을 그만두기도 전부터, 아니면 아주 오래전부터 '밀양'이라는 주제는 이 감독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숙제와 같은 것이었던 듯하다.
그날, 그는 시크릿 선샤인을 영상에 담자니까 정말 잘 풀리지 않는다고 끙끙대고 있었다.
내가 알기로도 이미 여러 해째의 고민이었다.
마침 그와 점심을 먹게 된 음식점 앞은 순교복자수도회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어 수도원장이신 양낙규 신부님과 같이 식사하면 어떠냐하니, 그는 옳다구나 하며 선뜻 좋아했다.
이렇게 해서 셋이 둘러앉게 된 점심식사 자리에서 이 감독은 라르고의 속도로 진행되는 평소의 말투로 천천히 '밀양'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낳은 자식에게 가해진 죽임이라는 극단의 고통과 시련, 상처와 용서의 문제.
사람에게 구원이 있는 것일까? 가능한 것일까? 도대체 구원이란 게 무어냐? 그런 이야기였다.
주인공 여인이 자기 자식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하려고 찾아갔는데, 그는 이미 하느님에게서 용서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이때부터 주인공 여인의 방향은 다시 시작되고 이야기는 이어진다.

"대개 모든 것을 다 용서하고 순결해져서 세상을 극복해 떠나는 것이 구원 같은데, 다르게 해석하는 견해도 있어요. 스테인드 글라스에 빛이 들면 그 무늬의 음영에 따라 밝은 부분은 밝은 대로 어두운 부분은 어두운 부분대로 다채롭게 형상이 드러나듯이 구원은 빛과 그늘이 얼룩져 있는 그 상태대로의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 이야기 한번 읽어 보세요."
집 앞마당에서 여인이 앉아 머리를 자른다. 머리카락이 표표히 바람에 실려 날아 다니다가 마당 한구석 수챗구멍 위로 쓸려가 내려앉는다. 그 수챗구멍 위에 희미한 한줄기 햇빛이 서린다.
구원은 저 공중에 있는 게 아니라 생활의 밑바닥 수채 속에, 모든 증오와 분노와 용서와 후회가 엉클어진 그 안에 조용히 숨어 들어 서려 있는 것,
그 라스트 신에서 나는 시크릿 션샤인을 상상해 보았다...................... - 강금실 글/ 전 법무부장관 -

♪ 밀양sot /Criollo / Christian Basso
이 음악은 영화의 오프닝곡으로서 아르헨티나 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