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을의 그대에게 / 동목 지소영
 
먼 길을 오는동안
모르면서 알면서 허겁지겁 달려온 세월로
그대앞에 섭니다 당신을 이만큼 알게 되었구나 놀라게 되네요
숲도 바다도 우리에겐
참 좋은 스승이었지요 
곱게 내리는 주름비
가벼운 웃음으로 바치는
서로가 되어 가을앞에 서 있습니다급히 토해내던 빛나던 열정도
나와 다른 생각의 세상에게
쉽게 화살을 겨누었던 내 젊음도
푸른 하늘앞에 경건히 서 있습니다 
더 사랑하지 못해도
우리에게 남은 기억의 숲은
변함없는 가을빛으로
가슴에 남아있는 꿈을 연결시켜 줄거예요
애원하지 않아도
새롭게 열리는 아침처럼
흠없는 영혼으로 이 가을에 서고 싶습니다 
내 가을의 그대여
이별과 서러움의 갈무리속에서도
조용히 반추하는 가을나무가 되어
못다한 아쉬움
꽃피울 봄을 기다려요 은빛 소라 목걸이에 바다를 담아
당신이 좋아하는 해무를 영글고
이름없는 산길에
내가 좋아하는 들꽃 반지로
그대 손가락에 남기고 싶습니다 
인생 이야기 유전자의 돌연변이
모두 헤아리지 못했던 우리만의 가을 이야기들
한 톨씩 주워요
지난 여름 심었던 텃밭의 포도나무도 세우고
나이 들어 힘없는 강아지 목욕도 시키며
내 가을의 그대를 바라볼래요 * 모셔온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