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정희 대통령 시모음

2010. 3. 9. 오전 1:49:48

글자
 추억의 흰 목련
 
―遺芳千秋 하늘도울고 땅도울고 산천초목도 슬퍼하던 날
당신의 마지막 가는길을 지켜보는 겨레의물결이 온장안을
뒤덮고 전국방방곡곡에 모여서 빌었다오 가신 님 막을 길
 
없으니 부디 부디 잘 가오 편안히 가시오 영생극락하시어
그토록 사랑하시던 이 겨레를 지켜주소서


                            1974년 8월 31일 밤





불행한 자에게는 용기를 주고 슬픈 자에게는 희망을 주고
가난한 자에는 사랑을 베풀고구석구석 다니며 보살피더니
이제마지막 떠나니 이들 불우한사람들은그 따스한 손길을
어디서 찾아보리 그 누구에게 극락천상에서도 우리를 잊지
 
말고 길이길이 보살펴주오 우아하고 소담 스러운 한송이 흰
목련이 말없이 소리없이 지고 가 버리니꽃은 져도 향기만은
남아 있도다





당신이 먼 길을 떠나던 날


청와대뜰에 붉게 피었던 백일홍과 숲속의 요란스러운
매미소리는주인 잃은 슬픔을 애닯아하는 듯 다소곳이
흐느끼고 메아리쳤는데 이제 벌써 당신이 가고 한달
아침 이슬에 젖은 백일홍은 아직도 눈물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매미소리는 이제지친 듯 북악산 골짜기로 사라져가고
가을빛이 서서히 뜰에 찾아 드니
세월이 빠름을 새삼 느끼게
되노라
여름이 가면 가을이 찾아 오고 가을이 가면 또 겨울이 찾아
오겠지만 당신은 언제 또다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이 한번
가면 다시못오는 불귀의 객이되었으니 아 이것이천정(天定)
의 섭리란 말인가 아 그대여, 어느때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리.





- 잊어버리려고 다짐했건만 ―


이제는슬퍼하지 않겠다고 몇번이나 다짐했건만 문득 떠
오르는 당신의 영상그 우아한 모습 그 다정한 목소리
 
그 온화한 미소 백목련 처럼 청아한기품 이제는 잊어
버리려고 다짐했건만 잊어버리려고 다짐했건만
잊어버리려고... ...
잊혀 지지 않는 당신의모습 당신의 그림자 당신의손때
당신의 체취 당신의 앉았던 의자  당신이 만지던 물건
당신이 입던 의복  당신이 신던신발  당신이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이거 보세요' '어디계세요' 






평생을 두고 나에게 '여보'  한번 부르지 못하던
결혼하던 그날부터 이십사년간 하루같이 정숙하고도
 
상냥한 아내로서 간직하여온 현모양처의 덕을어찌 잊으리.
어찌 잊을수가 있으리.
 
1974년 9월 4일





- 당신이 그리우면 ―


당신이 이곳에 와서 고이 잠든지 41일째 어머니도 불편하신
 
몸을무릅쓰고 같이 오셨는데 어찌 왔느냐 하는 말 한마디 없소
잘 있었느냐는 인사 한마디 없소 아니야 당신도 무척 반가워서
 
인사를 했겠지 다만 우리가 당신의 그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
뿐이야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내 귀에 생생히
들리는 것 같애 당신도 잘 있었오 홀로 얼마나 외로웠겠소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당신이 옆에 있다 믿고 있어요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당신이 그리우면 언제나 또 찾아 오겠소
고이 잠드오 또 찾아오고 또 찾아 올테니 그럼 안녕!


1974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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