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사 기원 밝히는 자료 -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에 필요한 증거 자료 돼
고 최석우(안드레아) 몬시뇰이 한이 되어 유언으로 남길 만큼 평생 동안 애타게 찾았던 「정약용의 조선복음전래사」 (「조선서학사」라고도 함, 이하 조선복음전래사)와 「다블뤼 주교 비망기」 원본은 어떤 책일까?
최 몬시뇰은 생전에 "이 저서들은 현재 한국 천주교회가 추진 중인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에 필요한 결정적 증언자료일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회사 기원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그렇기에 이 자료들은 반드시 찾아내야 하고 또 한국교회가 보존해야 한다"고 누차 밝혔다.
▨ 다블뤼 주교 비망기
제5대 조선교구장 마리 니콜라 앙토완 다블뤼(Marie Nicolas Antoine Daveluy,1818~1866) 주교가 저술한 「다블뤼 주교 비망기」는 크게 「조선 순교자 역사 비망기」와 「주요 순교자 선정」으로 구분된다.
「조선 순교자 역사 비망기」는 샤를 달레 신부가 저술한 「한국 천주교회사」의 원본이 되는 역사서이고, 「주요 순교자 선정」은 기해ㆍ병오박해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한 전기이다.
다블뤼 주교는 부주교일 당시 제3대 조선교구장 베르뇌 주교의 지시를 받고 1856년부터 1860년까지 4년에 걸쳐 여러 지방에서 수집한 증언과 자료를 바탕으로 충남 합덕 신리공소에서 「비망기」를 저술했다.
다블뤼 주교는 비망기에 조선의 역사와 문화, 19세기 중엽 당시 사회상과 한국 천주교회의 창설과 순교로 점철된 역사를 정리했다. 즉 이벽의 교리 연구와 윤지충, 주문모 신부의 순교, 1801년 신유박해 이후의 교회 재건과정과 조선교구 창설, 김대건 신부의 서품과 활동 등 창립부터 1860년 초까지의 한국천주교회사 전개 과정을 자세히 서술했다.
「다블뤼 주교 비망기」는 1862년 파리외방전교회 본부로 보내졌고, 그 사본이 큰 공책 11권, 작은 공책 9권 등 총 20권으로 묶여 파리외방전교회 고문서고에 분류번호 'HB13'으로 정리돼 보관돼 왔다.
문제는 「다블뤼 주교 비망기」 원본의 행방을 모른다는 점이다.
최 몬시뇰은 「다블뤼 주교 비망기」 원본을 찾기 위해 파리외방전교회 고문서고와 로마 대표부에 수차례 공문을 보냈고 직접 방문도 했다. 부푼 희망을 안고 방문하곤 했지만 그때마다 온 몸이 무너질 것만 같은 허탈감만 안고 돌아왔다.
▨ 조선복음전래사
사라진 비본(秘本) 「조선복음전래사」는 다산 정약용(요한)이 다블뤼 주교 지시로 조선 천주교 창립부터 1801년 신유박해까지 조선교회 행적을 저술한 책으로 다산의 유배지인 전남 강진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산의 「조선복음전래사」는 「다블뤼 주교 비망기」의 원자료로서 교회사 학계에서는 초기 한국 천주교회사의 명실상부한 원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자들은 「조선복음전래사」를 찾을 경우 한국 천주교 기원에 관한 연구는 물론, 현재 심사 중인 하느님의 종 124위의 시복시성을 위한 결정적 증언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 몬시뇰도 생전 "「조선복음전래사」는 한국인이 쓴 최초의 한국천주교회사이며 한국 교회사 관련 교회측 사료의 뿌리"라며 "그 가치는 교회사 학계로서는 최고의 책이며 국가적으로도 가히 국보급"이라고 평가했다.
최 몬시뇰은 아울러 "「조선복음전래사」는 다산이 가톨릭 신자인 동시에 유학자였음을 밝히는 결정적 사료가 될 것이며 유학의 기초 위에 가톨릭 신앙을 토착화 하는 그의 선각적 사상을 드러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원순(에우세비오) 전 국사편찬위원장도 "초기 한국 천주교회사와 관련 박해자들의 사료인 「벽위편」은 발굴돼 연구되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교회측 변호 사료로 씌어진 「조선복음전래사」는 아직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해 안타깝다"고 피력한 바 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