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6호(2006.01.10)
* <겨울 바다>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 <세상 사는 이치는> -법정-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크리스탈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보면서,
'아하,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 하고 그 지혜에 감탄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꺽이고 말 것이다.
세상
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다.
* <정신과 감정>
정신병원을 방문한 사람이 원장에게
환자의 수용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뭐냐고
물었다
"우리는 욕조에 물을 채워놓고는 욕조를 비우도록
환자에게 차 숟가락과 찻잔과 바켓을 줍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숟가락보다 큰 바켓을 택하겠군요"라고
방문객은 말했다.
원장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정상적인 사람 같으면
욕조 배수구 마개를 제거합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
하루가 이미 저물었네요.
남은 시간 동안도
행복하세요
이 죽일놈의 사랑(I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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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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