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 수 난
19. 최후의 만찬 (과월절 만찬)
이것은 성목요일의 고통의 시작이다.
사도들은 - 그들은 열 명이다 - 부지런히 만찬실 준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유다는 식탁 위에 올라가서 큰 샹들리에의 모든 조명 램프에 기름이 들어 있는지 살펴본다. 그 샹들리에는 겹 푸크샤의 꽃부리 같다. 왜냐하면 매다는 대에 꽃잎과 비슷한 것이 다섯 개 돌아가며 달려 있고, 좀 더 아래 쪽에는 진짜 작은 불꽃의 화관인 둘째 줄의 등이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끝에는 작은 사슬에 매달린 세 개의 조명 램프가 있는데, 빛을 발하는 꽃의 암술과 같다.
그리고 유다는 방바닥으로 뛰어 내려 안드레아를 도와 매우 고운 식탁보를 깐 식탁 위에 식기들을 솜씨 있게 늘어놓는다. "굉장히 화려한 아마포구나!" 하고 말하는 안드레아의 말이 들린다.
그러니까 가리옷의 유다는 “라자로의 것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의 하나지. 마르타가 이걸 꼭 가져오겠다고 했다네.”
“그리고 이 잔들은? 이 항아리들은 어떻고?” 하며 포도주를 항아리에 다 넣은 토마가 지적하고, 그 정교한 불룩한 부분에 얼굴을 비추어보면서 감탄하여 그 항아리들을 보고, 끌로 세긴 손잡이를 권위자다운 눈으로 탐나는 듯이 들여다본다.
“얼마만한 값어치가 나가는지 누가 알겠어, 응”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묻는다.
“이것은 망치로 다듬은 거야. 우리 아버지가 보시면 미치실 거야. 얇은 은과 금은 열에 쉽게 오그라들어. 하지만 이렇게 가공하면... 일순간이 모든 것을 망칠 수가 있어. 손질을 한번 잘못하기만 해도 그만이야. 동시에 힘도 있어야 하고 경쾌하기도 해야 되는 것이지. 손잡이들을 보게나. 덩어리를 잡아당겨서 만든 것이지 땜질한 것이 아니야. 부자들이 쓰는 물건이지... 줄질한 자리 모두와 애벌깎기 한 자리가 없어져가네. 자네가 내 말을 알아듣는지 모르겠구먼.”
“뭐라고! 알아듣다 마다! 조각가가 하는 것과 같은 일이지.”
“바로 그거야.”
모두 감상을 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일을 시작한다. 어떤 사람은 걸상을 배치하고, 어떤 사람은 찬장들을 준비한다.
베드로와 시몬이 함께 들어온다.
“오! 자네들 결국은 왔구먼! 어디를 또 갔었나? 선생님과 우리와 같이 왔다가 자네들은 다시 도망을 쳤었지.”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말한다.
“시간 되기전에 할 임무가 또 하나 있었어” 하고 시몬이 짤막하게 대답한다.
“자네 우울한가?”
“요사이 그것도 절대로 거짓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입술에서 들은 것으로 미루어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어.”
“게다가 그 악취하고... 좋아! 베드로야, 입을 다물어라” 하고 베드로가 입속으로 중얼거린다.
“자네도 그래... 며칠 전부터 자넨 미친 것 같애. 자넨 꽁무니에 재칼이 쫓아오고 있는 산토끼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단 말이야!”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대답한다.
“그러는 자네는 교활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구먼. 자네도 며칠 전부터 얼굴이 그리 아름답지가 못해. 자네 눈길이 이상해... 자넨 곁눈질까지 하고 있어... 누구를 기다리는건가 아니면 누구를 보기를 바라는가? 자넨 자신만만한 것 같고 그렇게 보이기를 원하고 있어, 하지만 자넨 겁을 집어먹은 사람같이 보여”하고 베드로가 대꾸한다.
“오! 겁으로 말하면... 자네도 분명히 용사는 아닐세.”
“우리 중에 용사는 없네. 유다. 자네는 마카베오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자네도 용맹하지는 못해. 내 이름은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푸신다’ 하는 것이지만, 정말이지 내 마음 속으로는 불행을 초래할 줄 알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총애를 잃었다는 걸 아는 사람처럼 떨고 있네. ‘돌’(베드로)이라는 새 이름을 받은 요나의 시몬도 지금은 불 옆에 있는 초 모양으로 물렁물렁해. 그 사람이 이제는 그 의지로 단단히 버티고 있질 못해. 아무리 심한 폭풍우를 만나도 떠는 것을 본 일이 없는 그 사람이 말이야!
마태오와 바르톨로메오와 필립보는 몽유병자 같고, 내 형과 안드레아는 그저 한숨이나 푹푹 쉬며, 선생님께 대한 사랑의 고통과 친척관계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두 사촌을 보게. 그 사람들은 벌써 늙은이 같아. 토마도 활기를 잃었고, 시몬은 지금부터 3년 전처럼 기진맥진한 문둥이가 다시 된 것처럼 고통으로 눈이 쑥 들어갔어. 얼굴이 부식되고 납빛이 되고 천해졌다고 할 지경이야” 하고 요한이 대답한다.
“그래, 선생님의 우울함이 우리 모두에게 전염된 것이야”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지적한다.
“내 사촌이고 내 스승이고 주님이시며 자네의 스승이시고 주님이신 예수님은 우울하시기도 하고 우울하지 않으시기도 하네. 우리가 보는 바대로 이스라엘 전체가 그분에게 주고 있는 극도의 고통 때문에 슬퍼하신다는 뜻과 그리고 그분 혼자만이 보고 계시는 감추어져 있는 다른 고통을 가리키는 뜻으로 쓴다면 ‘자네 말이 옳으네.’ 그렇지만 이 말을 그분이 미쳤다는 뜻으로 쓴다면 내가 못하게 하겠어.” 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그래 우울하다는 개념이 정신착란이 아니란 말인가? 나는 일반 공부도 해서 안단 말이야. 선생님은 당신 자신을 너무 많이 내어주셨어. 그래서 지금은 기진맥진하셨어.”
“달리 말해서 발광이란 말이지?” 하고 언뜻 보아서는 조용한 다른 사촌형제 유다가 묻는다.
“바로 그거야! 선생님은 정의와 지혜를 닮은 거룩하게 돌아가신 의인이신 자네 아버지를 보셨지! 너무 오래 되어서 정신적으로 노쇠해진 면문의 비참한 운명의 예수님은 항상 이 병의 경향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심하지 않던 것이 점점 더 공격적인 것이 되었어. 그분이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 사두가이파 사람들, 헤로데당 사람들을 어떻게 공격하시는지를 보았지. 그 옆은 당신의 생명을 석영(石英) 조각이 좍 깔린 길과 같이 불가능하게 만드셨어. 그런데 그 석영 조각을 깐 사람이 그분이란 말일세. 우리는 말이야... 우리는 사람이 그것을 우리 눈에 띄지 않게 한 동안은 그분을 사랑했어. 그렇지만 그분을 우상처럼 숭배하지 않으면서 사랑한 사람들, 즉 자네 아버지, 자네 형 요셉, 처음에 시몬과 같은 사람도 바로 보았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듣고 눈을 떠야 했었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모두 병자인 그의 달콤한 매력에 끌려 들어갔던 거야. 그래서 지금은... 슬프게도!”
가리옷의 유다만큼이나 큰 유다 타대오는 바로 앞에 있으면서 조용히 그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았는데, 맹렬히 분통을 터뜨려 힘있는 손등으로 밀어 유다를 한 의자 위에 주저앉힌다. 그러나 분노를 억제하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몸을 굽히고 비겁자의 얼굴에 대고 씩씩거린다. 그런데 유다는 아마 타대오가 그의 죄악을 벌써 알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게 네가 말하는 발광이라는 것이다. 이 뱀같은 놈아! 그리고 선생님이 옆방에 계시고 또 과월절 저녁이기 때문에 네 목을 조르지 않는 거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봐라. 잘 생각해 봐! 그분에게 무슨 불행한 일이 생겨서 세상에 계시지 않아 내 힘을 막아 주시지 않으면 너를 구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말이다. 이건 벌써 네 목에 밧줄을 걸고 있는 거나 다름없고, 갈릴래아의 장인이고 골리앗을 돌팔매로 이긴 분의 후손인 사람의 정직하고 기운센 손이 너를 벌줄 거다. 일어나라, 무기력하고 방종한 놈! 그리고 네 행동을 조심해라.”
유다는 얼굴이 창백해져서 일어나며 조그만 반항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놀랍게 생각하는 것은 아무도 타대오의 새삼스러운 태도에 반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 모두가 찬성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