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도는 공적이고 공동체적입니다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의 ‘주님의 기도’에서]

2026. 6. 15. 오후 12:50:46

글자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의 ‘주님의 기도’에서 (Nn. 8-9: CSEL 3,271-272)

우리의 기도는 공적이고 공동체적입니다

평화와 일치의 스승께서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개별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마치 각자가 자기를 위해서만 기도하듯이 기도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 또는 “오늘 나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라고 하지 않습니다. 또 죄 사함을 청할 때 나의 죄만을 용서해 주시고 나만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또 “나만 악에서 구해 주소서.”라고도 기도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공적이고 공동체적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한 사람을 위해서만 하지 않고, 우리 모두 하나이기 때문에 온 백성을 위해 기도합니다.

일치의 유대를 가르치시고 화목과 평화의 스승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아드님 안에 모든 이들을 하나로 모으셨듯이 우리 각자도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기를 원하셨습니다. 불 가마 속에 갇혀 있던 세 젊은이는 입을 모아 한마음으로 기도하였을 때 이 기도의 법을 지켰던 것입니다. 성서가 이것을 증거해 줍니다. 성서는 그 세 사람이 기도할 때 사용한 방법을 가르쳐 줌으로써 우리가 그들처럼 되기 위하여 기도할 때 본받아야 할 모범을 제시하였습니다. 성서는 말합니다. “그때에 세 젊은이는 가마 속에서 입을 모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하느님을 찬미하고 찬송하는 노래를 불렀다.” 그리스도께서 아직 그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으셨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입을 모아 기도했습니다.

세 젊은이는 순수하고 영적이며 평화로운 기도로 주님의 마음을 붙잡았기 때문에 그들의 기도는 효과를 드러내어 하느님께서는 그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승천하신 후 사도들과 그 제자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기도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서는 말합니다. “사도들은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에만 힘썼다. 그 자리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비롯하여 여러 여자들과 예수의 형제들도 함께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모두 마음을 모아 끊임없이 기도함으로써, 그 기도의 열성과 그들의 마음의 일치를 통하여 사람들을 당신 집에 화목하게 살게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사람들만 당신의 거룩하고 영원한 집에 받아들이신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주님의 기도에는 참으로 크고도 많은 신비가 담겨 있습니다. 몇 마디 말로 표현되지만, 영신적 힘에서는 풍요합니다. 천상 교리의 요약인 이 기도에는 우리가 기도할 때 청하는 모든 것이 들어 있고 빠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새사람으로 태어나서 은총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께 되돌아온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에 기도를 시작할 때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성서는 말해 줍니다.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분을 맞아들이고 그분의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이름을 믿고 하느님의 자녀가 된 사람은 그분께 감사 드리고, 그분의 자녀임을 보여 드리기 위해 기도드릴 때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기도를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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