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일) 강동서 성심회 미사후기

2004. 10. 12. 오후 3:48:09

글자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11:00부터 무지 바빴다. 우선 인터넷에서 매일미사부터 빼서 주보 작성하고, 전례를 맡는 만큼 작은소리로 한번 쭈~~~~욱 읽어봤다.(오늘도 어려운 낱말은 없군, 휴~~)

다 읽고나서 생각하니 오늘은 몇분이나 오실까하는 우려(?)감이 앞섰다. 전화를 들고 각개전투 시작~~~

 

우선 가장 열심히 하시는 강동보건소 자매님과 형제님께 전화를 해서 꼬~~옥 오시겠끔 확답을 받고,ㅋㅋㅋ

다음은 인터넷 아레오 사이트에서 성심회 회원들에게 미사공지를 일괄적으로 한다음 수신여부 절대 확인 후 불참자 여부 확인하니 거의 10명에서 12명 내외될 것으로 판단해 주보 13매를 복사한 후 호치케스 찍고나니 벌써 11:30분.

 

아참! 경신실 환기부터 시켜야하는데..... ^^;; 큰일이네,

막 뛰어가려고하니 갑자기 생각나는 건 짧은 문구하나.("주님, 이 성수로 저의 죄를 씻어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주소서. 아멘"). 오~~~마이~ 갓.  ^^;;

 

경신실 입구에 있는 성수대위에 기도문이 없는것이 하필 이때 생각날줄이야, 부랴부랴 워드작성해서 테이프붙이고 양면 테이프도 붙이고, 자르고, 오리고 수선떨다보니 11:37분.

근데 또 이때 생각나는건 점심식사 문제.

 

아!!!

오늘은 신부님과 우리 신자분들이 오랫만에 건강식 점심을 드실수있도록 예약을 해야겠군. 수화기를 들고 이가네 청국장 집에 12인분 예약 완료.  휴~~~

 

이제 다 됐으니 빨리 가서 준비해야쥐... 후다다다다닥,  끼~~~~~~~~~~익!!!

이런, 양치질을 안했네... 쩝 ^^;;  얼른 후딱 해치우고 사무실에서 출발, 경신실 도착하니 10분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준비도 안된상태에서 신부님께서는 벌써 도착하셨고 이철우 형제님과 말씀을 나누고 계시다니.....(쥐구멍이 없어 숨지는 못했으나 무지 죄송했어요. 신부님. ㅠ ㅠ)

부랴부랴 성가집 놓고, 주보 놓고, 봉헌예물 봉투 놓고, 신부님과 성가곡 결정하고, 한번더 주보 전체 읽어보고, 독서하실 신자분 결정하고있으니 반가운 형제,자매님들이 한두분씩 들어오시고 인사나누고 하다보니 시각은 12:05.  미사시간 초과. 허~~걱

 

얼른 입당성가. 봉헌성가, 파견성가 해보고, 삼종기도를 바친후 미사 시작!!!

 

"다행이 시작까지는 잘됐군"하는 생각도 잠깐, 제 탓이오!를 한참하고 있는데 앞에서 미사를 보고 있던 이철우 형제가 자꾸 날보고 뭐라고 하는데.... 도무지 무슨말인지???  근데, 이런. ^^;;

 

제대위에 있는 초에 불도 밝히지 않고 시작했으니.......  순간, 등과 이마에서는 땀이 비오듯.....

 

다행히 담배를 끊지 않아 얼른 주머니에 있는 라이타를 꺼내, 제대위에 초를 밝히고 붉어져가는 얼굴 관리하랴, 전례보랴 정신없어지기 시작. 그래도 신부님 강론말씀때까지 실수없이 잘해왔는데, 강론중에 너무 긴장을 풀어서 인가....

 

신부님 강론 끝나고 봉헌을 해야하는 순선데, 난 또 갑자기 "모두 일어서십시오" 하고 전례, 허걱 ^^;;;

갑자기 전례순서가 뒤죽박죽으로 보이니 이런 낭패가....  형제.자매님들은 일제히 일어서서 나를 보며 "왜, 그래요, 어제 뭔일 있었어요?"하는 눈치를 주는가하면, 일부 신자분들은 웃음으로 저를 애교있게 봐주시는데 또한번 나의 얼굴은 홍시가 돼고, 땀은 거의 샤워기 수준에 육박..

 

얼른 수습키 위해 "아! 죄송합니다. 다시 앉아주세요"하고 얼버무린 다음, 마음속으로 "내가 왜 이러지. 이제부터라도 침착하자" 맘속에 되새기고 또 되새긴 탓인가. 미사끝날때까지 실수없이 잘 마무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 하루는 지금까지 실수로 인한 당혹스럼과 창피함을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날 괴롭혔다.

그동안 착한 신자로 살지않은 죄의 댓가란 말인가...... ㅠ ㅠ.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과 형제자매님들 모두 모시고 경찰서를 나서, 모처럼 외식을 하려고 예약된 청국장 집으로 갔다. 난  혹시나 예약에 빵꾸라도 날수 있다는 불안감이 갑자기 엄습해 후다닥 먼저 뛰어가 업소에 들어가보니, 이~~~런,

그렇게 신신당부해가며 예약했던 청국장까지 날 울릴줄이야....  ^^;;;  (오늘 여러번 죽네~~)

 

오늘따라 손님들이 몰려와서 예약석은 고사하고 우리가 앉을 자리에는 테이블 셋팅은 고사하고 예약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먹다남은 김치꺼리며, 테이블위에 너나할것없이 뛰어나니고 굴러다니는 밥알들...그리고, 앞전에 앉아서 드신분들이 어떤분들이었는지,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할 정도로 먹거리의 파편들이 이리지리 흩어져 있었다.  순간!!!!  아~~~~  또 나죽네. 허걱

 

얼른 사장님한테 치워달라고 하면서 애교섞인 항의도 했지만 소용도 없었다. 한편, 천천히 걸어오시던 신부님께서 식당에 입장. 으~~~~~~~~~~~ 미치겠네. 왜이리 꼬이냐.

여기서부터 내 죄의 댓가를 톡톡히 치르기 시작했다. 우선, 테이블을 행주로 닦아내랴, 물컵 나르랴, 물 나르랴, 청국장 나르랴, 밥 나르랴, 고추장 통 나르랴, 얼추 일좀 하다보니 또 내 등과 이마에는 땀이 주르륵~~~~~

 

겨우겨우 시작기도하고, 맛있게(?) 식사를 좀 하다보니 식당 주인장도 미안한지 밥도 더 주고, 반찬도 더 내오고 하니 조금씩 신자분들의 얼굴에도 구수한 청국장 냄새와 맛 만큼 넉넉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선 마침기도후 모두들 바오로에게 "잘 먹었습니다. 참 맛있네요."

 

휴~~~  이제 소화는 각자의 몫일뿐 내가 더이상 할일은 계산(13명 6만5천원)하는일 밖에........ 저도 잘먹었습니다. ㅋㅋ

 

신부님 배웅해드리고나서 형제 자매님들과 헤어진후 난 또다시 경신실에가서 미사 뒷정리를 한다음 마침기도를 드리며 경신실의 문을 닫았다.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허락해주신것만도 감사한데 저에게 이런 많은 일들을 허락해주시다니요. ㅠ 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꾸~벅

 

 

오늘 바오로에게는 머피의 법칙과 같은 하루였지만 그래도 화창한 가을날씨만큼 바오로 맘속에도 넉넉한 그분의 사랑이 묻어 있었던 하루였다.  알렐루야. 찬미예수  *^^*

 

 

 

 

 

댓글 6

  • 2004년 10월 12일 오후 5:06

    ㅠㅠ 너무나 재미있는 하루였네요..ㅎㅎㅎ

  • 2004년 10월 12일 오후 5:12

    어라^^ 누가 내 이름으로 대쉬했지~~????

  • 2004년 10월 12일 오후 5:36

    청량제 같은신 형제님!! 주님이 보시기에 얼마나 예쁘실까?? 옆에 계신것처럼 같이 즐겁네요~!! (저두 청국장 사죠요~옹옹)

  • 2004년 10월 12일 오후 6:29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오늘 청국장 맛있게 잘 먹었어요 둔촌동에서 봅시다.

  • 2004년 10월 15일 오전 1:42

    정말이지 고생? 많으셨어요.. 항시 좋은일만 만땅하시길...

  • 2004년 10월 17일 오후 8:47

    난 이제사 읽었는데...감동! 입니다. 그맘 수녀들이 쪼매~ 알죠.ㅋㅋ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