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탈북' 여간첩 검거…북측에 군사정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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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로 위장해서 국내로 들어온 뒤 7년동안 활동해온 30대 여간첩이, 오랜 추적 끝에 붙잡혔습니다. 군 장교 등과 접촉하면서 탈북자 정보와 군사정보를 빼내서 북측에 유출했습니다. 검찰과 경찰, 그리고 국군기무사와 국정원 등 4개 기관은 3년 동안 수사를 벌인 끝에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 출신 34살 원정화를 검거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특수부대에서 훈련받은 경력이 있는 원 씨는 지난 2001년 10월 입국한 뒤, 탈북자 명단과 거주지를 파악하거나 주요 군부대의 위치, 그리고 장교들의 인적사항 등을 북한에 보고해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지령으로 남한에 귀순한 북한 노동당 전 비서 황장엽 씨와 정보기관 요원 2명도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고 합수부는 밝혔습니다. 재작년부턴 군부대 안보강연 강사로 활동하면서 군 장교 7명에게 접근해 각 부대 지휘관들의 전화번호 등의 인적사항을 빼내 북한에 보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직파 간첩사건이 적발된 것은 지난 2006년 정경학 사건에 이어 지난 10년사이 두번째입니다. 합수부는 원 씨와 동거하고 있는 과정에서 간첩인 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황 모 대위를 구속기소 했으며, 원 씨와 함께 중국에서 무역업을 하며 간첩활동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원 씨의 양아버지 63살 김 모 씨에 대해선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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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간첩 원정화의 간첩 행위는 상당 부분 미수에 그쳤지만 성공한 것도 적지 않다. 군 간부를 상대로 각종 군사기밀을 빼내 북한에 보고한 사실은 이미 확인됐고 중국에서 한국인 7명을 납치해 북송했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국인 7명 납치 북송=원정화가 납치했다고 진술한 사업가 윤모씨는 1999년 중국으로 출국한 뒤 실종됐다.원정화는 합수부에서 "윤씨는 내가 직접 심문한 뒤 북한으로 보냈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원정화는 당시 실종됐던 사람들의 사진 중에서 윤씨를 정확히 지목했다고 합수부는 전했다. 윤씨 가족은 검찰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던 윤씨가 갑자기 연락두절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수사당국은 당시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많았던 만큼 추가로 납치된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수사당국은 또 나머지 6명에 대해서도 확인작업을 펼치고 있다. 원정화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되면 남북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납북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인이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지만 7명 중 1명의 실종 사실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만큼 외교부가 재외국민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구멍 뚫린 군 보안=원정화는 2006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6개월간이나 전방사단의 대대나 중대 등을 돌며 52차례 안보 강연을 했다. 기무사령부는 군의 특성에 알맞은 탈북 인사를 골라 강사로 발탁하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을 경우 경찰이나 국정원에 협조를 요청한다. 결과적으로 대공수사를 맡고 있는 3개 기관이 여간첩을 군 안보강사로 선발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을 못한 것이다. 또 원정화와 동거까지 했던 황 중위는 지난해 10월 원정화가 자신이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라는 신분까지 밝혔음에도 신고하지 않고 증거 인멸을 도와 해이한 군장교들의 보안의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원정화는 주요 정보를 갖고 일본으로 간 탈북자 김모씨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3차례나 일본으로 출국하는 등 간첩행위를 계속했다. 2006년에는 황장엽씨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면담했던 탈북자 김한미씨의 위치를 파악하라는 지령도 받았다. 하지만 대공 수사당국은 1년2개월여나 지난 7월에야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당국은 원정화가 그동안 군부대를 누비며 얼마나 많은 현장 정보를 빼냈는지, 현역 장교들과의 친분을 미끼로 고급 군사기밀을 획득했는지 등에 대해 명확히 밝혀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영화 '쉬리'가 현실로=탈북 위장 간첩으로 낙인찍힌 원정화의 인생은 15세 때인 89년부터 시작됐다. 특수부대에서 남파공작원 훈련을 받던 원정화는 부상으로 3년 후인 92년 의병제대했다. 이후 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적발됐고, 교화소에서 풀려난 뒤에도 아연 5t을 훔쳐 문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보위부에 공작원으로 포섭돼 남파 간첩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2001년 10월 보위부로부터 남한 침투 명령을 받은 원정화는 조선족 김혜영이라는 가명으로 신분을 세탁한 뒤 중국 선양 일대 한국인 민박촌을 돌아다니며 위장결혼 대상자를 물색했다. 한국인 근로자 최모씨와 맞선 하루 만에 결혼한 원정화는 한국 잠입에 성공했고 국내에 잠입하자마자 서울과 양주 등지의 미군기지 6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촬영에 나섰다. 정부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임신 7개월 상태로 입국한 그는 자신의 신분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2001년 11월 국가정보원에 탈북자라고 허위 자수했다. 그러나 수월했던 한국 입국과 달리 원정화는 주요 지령을 완수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정화는 북한이 자신을 살해할 것이라는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집에 자물쇠를 4개나 설치하고 최근 3년간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다.합수부는 그러나 원정화가 신경쇠약 등 정신질환 증세를 겪고 있는 상황은 아니며 신경안정제 복용도 최근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탈북자 위장간첩 첫 적발, 의문점도=지난 10년간 북한이 직접 간첩을 파견했다가 적발된 사례는 제3국 국적으로 침투하려다 검거된 정경학 사건이 유일하다. 그동안 수많은 탈북자가 국내에 입국했지만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은 한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탈북자의 경우 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의심스런 행동을 할 경우 수사당국의 레이더망에 포착되기 쉽다. 하지만 원정화는 중국을 거쳐 북한에 보고할 때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태연하게 사용했다. 특수훈련을 받고 남파된 간첩이라고 보기에는 허술한 점이 많다. 원정화가 수집해 북한에 보낸 정보도 부대 위치와 내부 구조, 각 부대 정훈장교의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 등 기밀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원정화가 소속된 보위부의 기본 임무는 대남업무가 아닌 방첩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남파된 간첩 대부분은 통일전선부 소속이었다. 하지만 원정화가 자신의 임무는 탈북자를 잡아들이는 일이었다고 밝힌 만큼 탈북자 관련 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성격의 간첩이었을 가능성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이동재 선임기자 parti98@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