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담 증가 월급쟁이 15% 뿐일까..
추계방식 적합성 논란(종합2보)
2015.01.20 16:22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얇아진 '13월의 보너스' 봉투로 반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월급쟁이의 세 부담 증가 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2013년보다 작년에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급여생활자는 10명 중 1∼2명꼴이다. 그러나 실제로 연말정산 환급액수를 통해 세금 증가를 체감하는 사람들은 이보다 많은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지난해부터 적용된 개정 세법 중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에 따라 세부담이 늘어나는 경우는 연봉이 5천500만원을 초과하는 납세자라고 설명했다.

↑ 최경환, 연말정산 관련 긴급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말정산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공제항목 및 공제수준을 조정하는 등 자녀수, 노후대비 등을 감안한 근로소득세 세제개편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경환, 연말정산 관련 긴급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말정산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총급여(과세대상 근로소득)가 5천만원을 초과하는 급여생활자는 297만6천명으로 전체 월급쟁이 1천635만9천명의 18.2%가량이며, 6천만원을 초과하는 급여생활자는 206만5천74명으로 전체의 12.6%가량이다.
국세통계연보에 5천500만원 기준은 없지만, 5천만원 초과자와 6천만원 초과자의 비율을 고려할 때 5천500만원 초과자는 전체의 15%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계산에 따르면 세부담이 늘어나는 월급쟁이는 전체의 15%가량으로, 10명 중 1∼2명꼴에 불과하고, 5천500만원에서 7천만원 구간은 늘어나더라도 2만∼3만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별 특별공제 혜택 적용 차이 등으로 연봉 5천500만원 이하 구간의 급여생활자 중에서도 연말정산을 해보니 세금이 늘어났다는 사례나 환급액이 정부 계산보다 훨씬 줄었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아이가 없어 자녀세액공제와 교육비, 의료비 등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다 근로소득공제는 줄어든 미혼자들은 연말정산 환급액이 대폭 줄어 세부담 증가를 더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이 바뀐 세법을 적용해 연봉 2천360만원∼3천800만원 미혼 직장인의 올해 납세액을 산출해보니 근로소득공제는 24만7천500원 줄어든 반면, 근로소득세액공제 증가는 7만4천250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연봉이 3천만원인 미혼자라면 총 90만7천500원을 근로소득세로 내야 하므로 2013년의 73만4천250원보다 17만3천250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해 아이를 낳은 연봉 6천만원 직장인의 경우 신용카드 공제로 349만5천원을, 주택청약종합저축공제로 48만원을, 보장성 보험료와 의료비 공제로 각각 100만원과 70만원씩 혜택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세 혜택은 작년 연말정산에 비해 34만3천750원이 축소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 출생 공제와 6세 이하 양육비 공제 등이 폐지되고 자녀세액공제가 새로 적용되면서 세부담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간이세액표를 '덜 걷고 덜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꾼 효과까지 겹쳐 근로소득자들에게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는 더 크게 느껴지면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전체 평균으로 보면 연봉 5천5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세부담 변화가 없지만, 부양가족 여부 등 개별 사례에 따라서는 세부담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개별 케이스별로 (세부담이 늘어나는) 사례가 없다고 단정지어서 말할 수는 없다"며 "올해 연말정산을 마치고 전체적으로 분석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연봉 5천500만원 이하 구간에서 개인 사정에 따라 세금이 늘어난 경우까지 고려하면 전체 월급쟁이 중 세부담 증가를 겪은 사람은 15%보다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추계 방법 자체가 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뢰성이 부족한 추계 방식을 썼기 때문에 실제로 연말정산을 통해 세부담 증가를 겪는 사람이 15%에서 조금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라 훨씬 많이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정부는 세수 추계와 차이가 나는 사람이 소수라고 주장하지만 납세자연맹에서 실제 1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돌려 검토했더니 80% 이상이 정부 추계와 다른 것으로 나타나는 등 편차가 무척 컸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부의 시뮬레이션 방식은 근로소득자 연봉 총 16개 구간에서 국세통계자료를 인용해 각 구간마다 평균치를 하나씩 만들어내 활용한 것으로 현실과 동떨어지고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납세자연맹의 이런 주장에 대해 "국세청으로부터 전체 근로자 약 1천600만명의 급여구간 및 각종 공제 수준이 상세히 구분된 통계자료를 받아 이를 바탕으로 세수추계를 하고 있다"며 "실제 상황과 괴리가 발생한다는 납세자연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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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전 연말정산·적폐해소 주제로 10분간 대화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박성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진 연말정산과 관련, "(국민의) 이해가 잘 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각료들과 티타임을 하면서 연말정산 논란의 주무장관인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이같이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변경된 연말정산 방식을 놓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정부가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납세자인 국민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티타임에서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출산공제 재도입 등을 담은 보완대책을 발표한 최 장관을 만나자마자 "오늘 (회견을) 잘하셨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최 장관은 "여러 가지 혼란이 있었는데 제가 설명을 잘 드렸다. 전체적으로 좀 늘어난 면도 있지만, 고소득층한테 금년 내에 1조4천억원 정도 더 걷어서 근로장려세제(EITC) 형태로 저소득층에게 돌려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이어 "국민 이해가 중요하다"는 박 대통령의 당부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회의장에 와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박 대통령은 일부 국무위원들의 금연과 사회적폐 해소 및 개혁의 어려움을 주제로 10여분간 담소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안종범 경제수석이 새해 들어 담배를 끊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서 "새해 작심삼일이란 얘기가 있다. 근데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길은 삼일마다 결심을 하면 된다고 한다", "'나 끊었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많이 내면, 차마 할 수가 없지 않나. 그것도 방법이라고 그러더라. 얼마나 눈물겨운 얘기인가" 등 농담을 던졌다.
박 대통령은 "적폐를 해소한다고 노력하는데, 처음에 옷에 때가 묻었을 때는 금세 지워질 수 있는데 이게 절어서 비누로 빨고 노력을 해도 옷이 헤질지언정 때가 잘 안빠진다"며 "우리가 적폐를 해소한다 하는 것도 너무 오랫동안 덕지덕지 쌓이고, 뿌리가 깊이 내려버려서 힘들지만 안할 수 없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자체가 금단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것도 오래 하다보면 편하니까, 나쁜 것이라도 으레 그렇게 하는 것 아니겠냐 하고 빠져드는데 그러다가는 사회가 썩는다"며 "그러면 개혁을 하려 해도 저항도 나오게 되고, 여태까지 편했던 것을 왜 귀찮게 하느냐, 난리가 나는 그런게 일종의 금단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이례적 '티타임'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새해를 맞아 신년 덕담을 주고받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신년 기자회견 때 장관들과의 대면보고 등 소통 문제가 지적돼 장관들과 소통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대통령께서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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