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활동 참여에 관한 신부님의 고견(!)에 일견 수긍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은 삼각지의 공식적인 견해는 아닙니다. 삼각지 전체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말씀드리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고 제가 말씀드리는 것도 그러한 다양한 의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안 지구 활동에 상당히 비협조적이었던 삼각지가 이정도나마 지구 활동에 참여하게 된 것은 신부님과 지구 회장단의 깊은 배려와 관심에 힘입은 것이었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무척 감사드립니다.
지금 감히 지구의 활동에 대해, 또는 역량에 대해 논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칫하면 한창 활기를 찾고 있는 지구 활동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한번쯤은 저희같은 영세한(?) 본당의 사정에도 귀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네요..
작년, 저희 삼각지의 사정은 결코 낙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본당 사정을 이유로, 해야 될 최소한의 책임마저 미룬다는 것은 떳떳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소 무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지구 활동에 최대한 협조를 하려 노력했습니다.
물론 저희가 지구 활동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자칫하면 다른 교사 여러분께, 해야 할 일은 회피하며 불만의 목소리만 높인다는 오해를 받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군요..
이제 정비되기 시작한 지구 모임이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가끔 지구에서 각 본당의 특수한 사정을 다소 간과하는 면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행사를 치루며 (예를 들면 지구 세미나 준비 모임같은 경우겠지요..) 각 본당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좋지만 그 본당의 사정에 맞지 않게 간혹 절대적인 평등을 내세운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 동원할 수 있는 교사가 전혀 없음에도, 실무자 모임에서 지구 행사 준비 모임 책임자를 정해야 하는 당혹스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희로서는 상당한 출혈입니다.
저희같이 학년 담임도 정하지 못해 합동 교리를 해야 하는 본당의 경우, 각 학년에 부담임까지 배정되어 있는 규모가 큰 본당과 같은 수의 교사를 동원해야 한다는 것은 다소 불합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 본당이 모이면 분명 뒤쳐지는 본당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본당이 저희 삼각지라는 것이 저희로서도 유감입니다.
물론 저희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계신다는 것, 부담을 주지 않으려 배려하고 계신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도 이제 막 활성되기 시작한 1지구에게 사정이 어려운 본당이니만큼 지구 차원에서 지원을 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한번쯤은 저희같은 경우, 지구활동과 본당활동 사이에서 적정한 선을 결정한다는 것이 실무자 입장에서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과, 때로는 인간이기에 간혹 소외감 내지는 상대적 열등감을 느낄 때가 있다는 것을 언젠가는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본당과 지구 사이의 참여 정도를 조율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 본당 교감이든, 교감을 맡은 이상 힘들 것이라는 각오를 하지 않은 교사는 없을 것입니다. 지구 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지구 일이 그 자체로 힘에 겨워, 감당하기에 벅차서라기보다는 본당의 외부, 내부 상황에 기인한 경우가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제가 드리는 말씀이 불만과 엄살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