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미사가 끝나고 공지사항 시간이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즐거운 소식이 있어요.. 뭘까요??
뭔데요?? 눈을 호둥그렇게 뜬 어린이들.. 흐뭇합니다..
바로.. 5월 28일에 체육대회가 있어요..
우와!! 몇시부터예요? 어디서 해요? 몇학년부터예요? 봇물 터지듯 함성부터 나오는군요..
11시 30분에 성당에 모이는 거구요.. 자..우리 삼각지가 잘하는 게 두가지 있죠.. 그게 뭘까요??
릴레이요!! 녀석들.. 역시..
그리고 또 뭘까..?
?? 또 뭔데요..
왜 작년 우리가 정말 잘했던 것 있잖아요.. 콜라병에 모래 넣어서 했던 거..
아... 응원이요!!!
맞아요.. 올해도 잘 할 수 있죠??
네에~!!
저희가 1지구에서 가장 작은 성당이긴 해도 응원만큼은 목이 터져라 열심히 한답니다..
그리고 릴레이도 잘해요..
작년 21명 참가에 비하면 올해 30여명 참가는 괄목상대할 일이지요.
작년에는 저희가 가장 마지막에 입장했거든요.. 다른 본당 한 학년 수에 불과한 어린이들을 데리고 들어가면서 사실 많이 위축되었더랬어요. (어린이들은 모르겠지만 교사들은 그랬거든요.. 서로 얼굴 쳐다보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었죠..)
사실 (저만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일지 모르겠지만요..) 지구 행사할 때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어린이들의 숫자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의 사기가 꺾일세라 행사를 앞두고 교사들이 전의(!)를 다지며 결전에 임하는 태세로 참가하곤 했죠..
회합 때에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교사들이 오버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압도당한다.. 체면은 본당에 두고 가라...
그리고 교사 릴레이.. 이거 특훈에 들어간다. 사력을 다해라.. 어리버리 뛰다간 알아서 해라..
그렇게 말해놓고는 98년에 교사 릴레이하다가 제가 자빠지는 바람에 저희가 꼴찌했었어요.
어떻게 됐냐구요?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된답니다...
오늘도 릴레이 주자 후보를 뽑는데.. 여간 빈축을 산 것이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이 넘어졌었잖아요.. 선생님만 잘하면 돼요..
녀석들.. 쓸 데 없는 것만 기억한다니까..
워낙 소심한 저인지라 벌써 어린이들이 행여나 주눅들까 걱정이 됐어요..
교사 릴레이 후보를 뽑는데 얼마나 강조를 했던지 교사들이 벌써 얼어서 보통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작년에 본당 어린이들을 데리고 계성 마당에 들어섰는데..
아이들이 의기소침해서 말하는 겁니다..
선생님.. 이렇게 많아요? 우리는 너무 조금이예요.. 창피해요..
일부러 쾌활하게 웃으며 무지하게 과장했죠..
에이.. 이렇게 대단한 너희들과 선생님이 있잖니.. 괜찮아.. 자.. 어깨 펴고..
그리고 체육대회 끝난 후.. 교사들 기~냥 뻗었습니다..
자기 본당 어린이들 챙기는 것.. 교사라면 누구인들 안 그렇겠습니까만..
유달리 신경이 쓰이네요.. 걱정도 되구요..
하지만 아무리 작아도.. 그리고 나가서 지고 들어와도.. 전 제 아이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건 비단 저 혼자만의 감정은 아니겠지요.. 아마 각 본당 모든 선생님들이 다 그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교사들의 마음이 모여 1지구를 이루는 것 같네요..
아무쪼록 탈 없이, 사고 없이 즐거운 한 마당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꼴찌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