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즐겨읽는 그라시안의 책 한권과 우산만을 가방에 챙겨넣고
무작정 강릉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살아오면서 몇번 가보지못한 바다였지만,
그 몇번의 시간들이 저에게는 정말로 중요한 시기였고,
바다는 그때마다 큰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생각보다 바다를 보러온 사람들이 많더군요.
사람들을 피해 인적이 드문곳으로 걸으면서,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짧은 몇분간의 대화.
끝내 제가 있는곳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전화를 끊은후 제 핸드폰에 입력되어 있는 그사람의 번호를
지웠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라시안이 얘기한 ’잊을 수 있는
행운’을 갈망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행운은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저는 새로운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다를 찾았습니다. 어쩌면 제 인생 전부를 걸어야할지도
모르는 배팅. 언젠가 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날, 다시
바다를 찾을겁니다.
다음주말부터는 잊고지냈던 비행도 다시 시작할겁니다.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포기하려했던 모든 일들.
그 일들에 다시 도전하려합니다.
이번 여름. 지리산 상공을 수놓고있는 아름다운 자주빛
글라이더를 발견하신다믄 손이라도 한 번 흔들어주세요.
이상 날씨가 너무 좋으면 오히려 기분이 우울해지는
지구회장의 푸념이었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