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몰랐다'는 그 고백의 의미
찬미 예수님!
대림과 성탄시기를 끝내고 우리는 이제 연중시기에 들어왔습니다.
'연중'이라는 말은 1년 가운데 그저 그러그러한 날들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대림이나 성탄, 사순절이나 부활시기에 비해 격이 많이 떨어지는
그냥 평범한 때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연중시기에 우리는 주님의 강생 또는 수난과 부활 같은 구세사의
커다란 사건이 아닌, 대부분 공생활 기간 중에 이루어진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묵상합니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이들은 압니다.
평범함 속에는 비범함을 능가하는 무엇이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소개하고, 또 그분에
관해서 증언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이 전례력 상으로는 비록 연중 제2주일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연중시기에 맞는 첫 주일입니다.
사실상의 연중 제1주일인 셈이지요.
그 첫 주일에 우리는 예수님을 소개하고 증언하는 복음을 듣습니다.
앞으로 맞이하게 되는 연중시기가 바로 그러한 예수님을 배우고
이해하고 본받는 시기라는 것을 알려주는 적절한 이정표인 것이지요.
연중시기는 배움의 시기입니다. 주님 곁에 머무르며 주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주님의 생각과 마음에 동화되는 시기입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이 나에게 더 깊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대림과 사순의
극기도, 성탄과 부활의 축제도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입니다.
주님과 내가 별 관계가 없는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복음 말씀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세례자 요한이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고 거듭해서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님의 선구자인 요한 세례자는 의당 주님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우리들의 통념을 깨뜨리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전에는 몰랐다.'는 그 고백의 의미는
'이제는 비로소 참되게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알게 된 이들의 한결같은 고백은 그러한 '무지에의 고백'
입니다.
그러기에 요한은 참으로 알게 된 예수님을
"이스라엘에 알려지시게 하려" 했던 것이지요.
우리는 주님을 배워야 합니다.
주님께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공부는 어린 자녀들만의 몫이 아니라 온 인류의 것입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시간의 십분의 일만 내어도 지구상에는 성인
성녀들이 넘쳐날런지도 모릅니다.
더 많은 이들의 입에서
"나도 전에는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는 고백이 새어나오면
좋겠습니다.
주님을 아는 지혜가 바다처럼 넘실거리면 우리 모두가,
온 세상이 얼마나 기쁠까요!
-김동희 모세 신부(적성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