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4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 (홍보 주일)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주님은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시리라.
알렐루야.<대영광송> 사도 1,11 참조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승천하실 때, 그 자리에 있던 제자들의 모습을 묵상합니다.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오른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의 부활과
발현을 목격하고 체험하였습니다.
더 이상 새롭게 체험할 거리가 없는, 그야말로 예수님에 대하여 모든 것을
보고 느낀 이들이 지금 갈릴래아의 산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 가운데 더러는 의심하였습니다.
'의심하였다'라고 번역된 그리스 말의 본디 의미는 '주저하였다'입니다.
모든 것을 보았음에도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데 주저합니다.
신앙이란 그런가 봅니다.
애써 노력해서 깨닫고 이해하였다 싶다가도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막막한 것이 신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많은 성인이 이른바 '어두운 밤'과'사막'을 겪었고, 또 지나왔습니다.
신앙하면서 체험하는 의심과 주저함은 신앙의 반대말이 아니라
신앙 그 자체입니다.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 신앙이고, 의심하고 주저하다가도 다시 힘을
내는 것이 신앙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의 모습 안에 늘 함께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멋지고 잘난 이들을 선별하시어 화려한 본보기로
내세우시고자 제자들을 부르시고 소명을 주신 것이 아니라, 의심하고
주저하는 이들의 나약함 안에서 당신께서 몸소 움직이시고 가르치시고자
산으로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예수님께 우리 삶의 자리를 조금씩 내어 드릴 수 있도록 오늘의 삶을
되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 삶에 빈자리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 빈자리에서 천상과 지상이 온전히 하나 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
승천의 참된 의미입니다.
-매일미사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