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나병'하면 생각나는 것은 소록도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한센인 들이다.
소록도는 한센인 들을 사회공동체로부터 격리시키고자 만든 정착마을이다.
이곳은 이들에게 강제노동과 인권유린을 행했던 피와 눈물이 배어 있는 곳이다.
그만큼 소록도는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2,000년 전 예수님 시대의 '나병환자'의 삶은 어땠을까?
레위기 13~14장에서 이를 잘 말해준다.
그들은 不淨(부정)하여 공동체에서 벗어나 성 밖이나 마을 밖에서
혼자 살아야 했다.
이런 엄격한 격리 속에서 차별과 냉대, 가족과 공동체로부터 격리되어야 했던
고독과 외로움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어떤 나병 환자가 무릎을 꿇고 예수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당시 율법에 따르면 부정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사귈 수 없고,
남의 집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했다는 것은 당시 굉장한 스캔들이었다.
이는 예수님께 대한 신뢰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준다.
오직 자신을 이 고통에서 구원해 줄 분은 예수님밖에 없음을 믿고
고백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선포하신 이후 처음 행하신 기적이
더러운 영에 대한 치유이다.
그리고 나병 환자와 중풍 병자 등 많은 병자를 치유하셨다.
이처럼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이 땅에서 멸시 당하는
불행한 자들을 각별히 아끼셨고, 특히 병으로부터 고통 받는 이들을
사랑하셨고, 그들을 돌보셨다.
오늘날 우리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간다.
또한, 그만큼 많은 이들이 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병·의원들과 요양병원들,
'병원에서 태어나 병원에서 죽어간다.'라는 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누가 그들의 아픔을 돌봐주고 누가 그들의 고통을 위로해 줄 것인가?
오늘은 제26차 세계 병자의 날이다.
교회는 매년 2월 11일 세계 병자의 날을 지내고 있다.
이날은 병자들의 빠른 쾌유와 병자들을 돌보는 의료인들을 위해
기억하는 날이다.
특별히 세계 병자의 날을 맞는 오늘 우리는 병으로부터 고통 받는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에게 예수님의 따뜻한 위로의 손을
내밀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최영희 바오로 신부 (광주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