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나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사랑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날 우리들에게는 "십자가"라는 단어가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감동을 주는 십자고상을 찾고, 화려한 십자가를 목에 걸고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과 동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십자가는 다른
의미였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왜 굳이 그런 십자가를 져야만 당신을 따를 수
있다고 말씀하셨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보여주신
파스카 신비와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인간의 소명과 신비를
발견하게 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목헌장>은 예수님께서 드러내 주신
인간의 신비는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줄 때에만 자신을 완전히
발견할 수 있다(24항)”고 이야기 합니다.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사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신비.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우리 인간의 신비이고 소명입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를 질 때만, 그리고 그 길을 따라 걸을 때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신비를 발견하고 실현하고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언제 우리는 인간의 신비를 발견할 수 있는지…
인간이 왜 창조 되었고, 어떻게 살아갈 때 그 생의 의미가
충만히 드러날수 있는지…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때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살아갈 때, 오직 그럴때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신비와 소명을 살아갈 수 있음을 예수님의 십자가는
말해줍니다.
나 자신을 버려야만 하는 무거운 희생이 요구되는 십자가의 소명 앞에서,
우리는 머뭇거리고 주저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이미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서로를 위해 살아가는
부부들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자신의 하루를 살아가는 부모님들입니다.
나 자신을 희생하며 이른 아침부터 가사노동을 하고,
힘든 직장생활을 견디는 이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사랑의 기쁨"을
발견하는 이들입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이를 위해 나를 내어주는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이미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십자가를 요구하는 주님의 부르심 앞에서, 일상의 순간들이
나에게 주어진 신비를 발견하고 실천하는 시간들이 될 수 있도록,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가 됩시다.
-이현승 다미아노 신부 (평내 협력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