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2017. 9. 11. 오전 5: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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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저는 2011년부터 파주에서 이주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 등 이주민들을 돌보는 소임입니다.

제 이주사목 초기에 아주 재미난 일이 있었습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어 수업에 참가할 때, 그 자녀들과 놀아주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중 예닐곱 살 정도 되는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뭔가 필요한 게 있는지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불렀습니다. "스님!" 그 순간 센터 곳곳에서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저도 생전 처음 스님으로 불려봤지만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습니다. 하지만 그 소녀는 '뭐가 잘못됐지'하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알고 보니 그 소녀는 불교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고 천주교를 처음 접해본 터라 성직자는 다 스님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던 것입니다. 덕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스님으로 불려보는 체험을 했습니다. 이 소녀를 누가 탓할 수 있겠습니까? 불교 전통에서 자랐고 천주교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으니까요. 알아야 부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편, 저는 이 소녀를 통해 오늘 복음의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 등으로 여겨진다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물으셨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아마도 제자들은 당황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에 만족하지 못하신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베드로가 대답했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칭찬하셨습니다. 그를 반석으로 당신의 교회를 세울 것이며 하늘나라의 열쇠도 맡기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맺고 푸는 권한도 주셨습니다. 그런데 알려진 베드로의 성품은 어떻습니까? 다혈질이고 덜렁대며 우유부단한 성격 아닙니까? 그가 예수님의 신원, 정체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어부였던 그는 배움이 짧았겠지만, 예수님을 만나고 그 삶을 보고 배우며 그분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뛰어나고 훌륭한 한 인간'을 넘어서서 "하느님의 아드님" 즉, 신으로 볼 수 있었던 혜안입니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무식할지언정 지혜로운 사람이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니까 그에게 사랑하는 당신의 교회를 맡기셨겠지요. 형제자매 여러분, 누군가를 부를 때는 그를 알아야 제대로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 사도처럼 한계가 있는 사람도 본인의 노력과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으면 타인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예수님은 누구십니까? -이상민 시몬 신부 (파주 Exodus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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