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지지난해, 퇴근해서 집(여기서 집은 제 숙소가 있는 성당입니다.)에 가보니,
본당 청년들이 꽃과 선물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저는 본당소속 신부도 아닌데 말이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어버이날을 맞아 준비했다고 합니다.
저는 무척이나 화를 내며 선물만 받고 돌려보냈습니다.
줄려면 어린이날에 줘야지 하면서 말입니다.
전 아직 어린인데요, 복지관에서도 '못말리는 이관장'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물가에 내놓은 어린이마냥 직원들의 걱정거리죠.
어린이날도 지나고 어버이날도 지났습니다.
저 혼자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어린이날에 선물을 줄 아이도 없고 어버이날에도
선물해줄 아이도 없겠구나.
아~맘 편하다~!'
고심 많은 한 주 잘 보내셨는지요? ^^
오늘은 스승의 날, 우리의 스승은 주님 한 분 뿐이십니다.
SNS에서 화제의 말이었죠,
꽃으로 퉁 칠 생각 하지마라! 이렇게 또 넘어가면 안됩니다.
하느님과 예수님, 그분들은 참으로 우리의 가족입니다.
우리 아버지시고 우리 형제입니다.
5월 가정의 달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수많은 가족이 있는데 정작 우리 가족들에게는,
우리 신앙의 가족들에게는,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형제 예수님에게는
어떠한지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치도 우리에게 제발 당신을 믿어달라고
사정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믿어야 할 분이, 우리에게 믿어 달라고 저자세로 애걸하시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라는 말까지 하시면서.
믿음의 주인된 분으로서의 여유가 보이지 않습니다.
안 믿으면 우리만 손해인데도, 우리가 더 믿는다고 해서 당신께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데도. 당신을 어떻게 평가하든 간에 그냥 우리가 믿게끔
해주고 싶어 하십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입니다.
결정적인 한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많은 종교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여타의 다른 좋은 가르침과도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이것입니다.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분의 삶의 모습과 태도,
그분의 지향과 목적을 갖지 않고서는 아무도 절대로 하늘나라 그곳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믿는다는 것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길-진리-생명에서 보여지듯이 그분이 우리의 동기와 과정,
목적과 결과이시기에, 그 모든 것을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고서는 믿는 것이
아닙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시는데,
마음이 산란해 진다는것은 예수님 이외에 다른 것을 두려워하고,
다른 것을 더 좋아하고, 다른 것에서 위안과 힘을 찾으려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상태는 이래야 합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다른 것에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구원과 희망을 두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과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나는 하느님 안에 있는가? 그분의 사랑과 의지, 그분의 뜻안에 있는가?',
'내 안에 주님을 온전히 모시고 있는가?
그분의 힘과 의지와 따뜻함을 내 안에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가?'
하느님과 우리, 그렇게 서로에게 온전히 자리 잡은 상태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정우 도미니코 신부 (일산종합사회복지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