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장님 바르티매오와 같은 사람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고 있나?

2015. 11. 5. 오전 6: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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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장님 바르티매오와 같은 사람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고 있나?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많은 사람 사이에 둘러싸여 길을 가시는데, 누군가가 소리를 지릅니다. '바르티매오' 라는 시골 사람이 예수님을 향해 탁한 목소리로 간절하게 부르짖습니다. 땟국이 넘쳐흐르는, 가난하기 짝이 없는 장님 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아직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까요? 당장 바로 앞에 있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측근들이 짜증을 내면서 누군가에게 야단치는 모습이 예수님의 눈에 들어옵니다. 예수님은 재빨리 사태 수습에 나섭니다. 보통 우리 같으면 모르는 척하고 지나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계셨습니다. 그 장님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알고 계셨습니다. 하느님만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실 수 있는데, 그 장님은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다윗의 자손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이 바로 그분임을 알아보고 예수님을 향해 구해달라고 마구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 사람을 무시하고 쫓아내는 중이었고요. 예수님은 제자들과 달리 그 가난한 장님의 아름다운 신앙심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그와 대화를 하십니다. 간결하지만, 그 장님의 인생을 마음 깊이 나누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는 가난으로 찌든 그 장님의 확고한 신앙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게 인정받은 장님은 치유되고, 예수님을 따라서 십자가와 부활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으로 들어갑니다. 오늘 나에게 자폐아 장애인이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들을 존중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있나요? 성당에서 소리를 지르고, 미사 중에 뛰어다니는 행동을 하는 그들이 하느님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그들이 주일 아침에 눈만 뜨면 성당에 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있는지 저에게 묻습니다. 그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웅얼거리면서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옆에서 함께 기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죄한 어린양과 같은 그들을 무시하거나 귀찮게 여기고, 내 앞에서 그들이 사라지도록 내몰거나 외면하는 것은 아닌가요? 오늘날 무한 경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파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 사이에서, 그들과 함께 신음하시고 억압당하며 고통 받고 계시는데, 혹시 나는 그들과 함께 아파하시는 하느님을 꾸짖고 외면하는 것은 아닌가요? -주수욱 베드로 신부(서울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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