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그리스도인

2015. 9. 22. 오전 6: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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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그리스도인

     

     

    몇 년 전부터 KBS 방송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감히 강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방송과 성우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볼 질문이 많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첫 강의가 있던 날, 저는 그들에게 제 소개를 하고 질문부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 중에서 예술가가 되겠다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있으면 손들어 보세요."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느냐는 표정과 아주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일제히 저를 쳐다보더군요. 그래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다시 정리해서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 중에, 이 자리에 방송인이나 성우가 되겠다고 오신 분들 손들어 보세요.” 질문이 끝나자 모두가 일제히 손을 들더군요. "그렇다면 여러분 중에서 성우로서 예술가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앉아 계신 분은 손들어 보세요." 다시 전체적으로 침묵이 흐르고, 이전의 그 표정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의 뜬금없는 질문을 받고 그때 많은 방송 지망생들이 느꼈을 당황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전 그때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과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이 질문이 끝나고 나서 저는 두 번째 질문을 했습니다. "성우가 다루어야 할 재료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은 자기가 다뤄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를 묻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대부분의 대답이 참으로 충격이었습니다. 성우의 재료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은 바로 '목소리'라고 대답했습니다. 예술가적 마인드 없이 다만 목소리를 다루는 사람, 그것이 과연 성우일까요? 마지막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예술도 아닌데 단순히 목소리 기능인이 되기 위해서 귀중한 시간과 엄청난 돈을 들여서 여기에 다니고 계십니까?" 물론 지망생들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이 질문을 던지면서 전 방송 지망생들에게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이 모든 현상도 결국 현업 성우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의를 하면서 겉으로는 지망생을 가르치는 모양새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사죄를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과연 어떤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님을 닮겠다는 생각, 그 사랑을 세상에 증거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저 무늬만 그리스도인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역시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오히려 배우는 일인 것 같습니다. -김석환 요셉(KBS 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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