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9일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오늘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반석으로서 교회를 굳건히 지킨 베드로 사도와 선교의 열정으로 그리스도를 만방에 전한
바오로 사도를 기리는 날입니다.
두 사도는 우리 교회의 든든한 기둥이었습니다.
우리도 두 사도를 본받아 복음화의 사명에 더욱 충실할 것을 다짐하며 이 미사에 기쁘게
참여합시다.
독서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주님께서 헤로데의 손에서 나를 빼내어 주셨다.>
사도 12,1-11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2티모 4,6-8.17-18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마태 16,13-19
헤로데가 교회를 박해하면서 야고보를 죽인 뒤 베드로도 감옥에 가둔다.
쇠사슬에 묶인 채 감옥에 있던 베드로는 기적적으로 풀려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에서 자신은 죽음을 각오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고 고백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으셨을 때 베드로가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라고 대답한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반석으로 삼아 그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씀하신다(복음).
*근래에 극장에서 본 영화들 가운데 무척 좋았던 영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몇 편이 떠올랐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그래비티’라는 영화입니다.
'중력'이라는 뜻의 영화 제목은 이 영화의 소재이기도 하고 주제이기도 합니다.
무중력의 우주 공간에서 속절없이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 빠진 한 여성 우주 비행사가
천신만고 끝에 중력이 지배하는 지구로 귀환하는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줄거리이고 또한 등장인물도 단 두 명, 그것도 대부분은 여자
주인공 한 명이 우주에 있는 이야기이니,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는데 매우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영상이나 음향 등 기술적으로 탁월하기도 했지만 삶의 모든 부분이 얼마나 소중하며
작은 인간적 끈들마저 얼마나 큰 축복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제법 철학적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우리는 종교적이고 영성적인 깊은 차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를 본 뒤 그 제목을 곱씹으면서 여러 성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중력은 무거운 짐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주 자신에게 지워진 짐을 내려놓으려 애쓰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짐을 찾아 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가 지고 있는
짐이야말로 우리를 진정 살아 있게 하는 비밀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합니다.
자유 역시 그 짐이 있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는 역설을 엿보게도 합니다.
신앙의 관점으로는 중력이라는 상징에서 우리는 사랑의 짐과 무게와 책임을 말할 수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고백록』에서 밝힌 "나의 사랑은 나의 무게"라는 고백을
감탄하며 떠올립니다.
오늘 우리가 기리는 위대한 두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는 주님과 교회에 대한 사랑의
짐을 열정과 자유로써 기꺼이 짊어졌습니다.
두 사도가 두려움 없이 선택한 '사랑의 중력'은 순교에 이를 때까지 숱한 고난과
역경이 따랐지만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습니다.'
그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었고 또한 그것을 많은 이에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두 사도를 본받아 주님과 이웃과 교회를 위한 사랑의 짐을 기쁘게 지기로
다짐합시다.
이를 통하여 참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매일미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