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는 그 내용이 풍부해서 한 마디로 그 명칭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각 시대마다 중점을 두는 부분에
따라 미사에 대해 여러 가지 명칭이 부여되어 왔다.
먼저 사도시대에는 「빵나눔」이라는 용어가 미사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빵나눔」이란 말은 유다인들이 식
사할 때 빵을 나누는 동작을 표현한 것으로 유다 파스카 예식을 시작하는 첫 번째 동작이었지만, 사도 시대에는
그리스도교 예식 거행을 가리키는 용어가 되었다(루가24, 35; 사도2, 24~26; 사도20, 11; 사도27, 35; 1고린10,
16; 1고린11, 23?26).
다음으로 「주님의 만찬」이란 명칭도 사용되었는데, 바오로 사도에 의하면 이 명칭은 성찬례(미사)를 구성하
는 가장 기본적인 규범이며 출발점이 되고 있다(1고린11, 20). 「주님의 만찬」은 최후만찬 때와 같이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면서 주님을 기념하는 식사였을 것이다.
이 명칭은 미사의 식사적 특성을 잘 드러내기 때문에 종교개혁 이래 개신교에서 즐겨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사
도시대 때의 미사의 명칭인 「빵의 나눔」, 「주님의 만찬」은 한결같이 미사의 식사적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2~3세기에는 교부들에 의해 그 시대의 성체성사 신학을 반영하는 용어들이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감사」라
는 의미의 희랍어 「에우카리스띠아」(Eucharistia)와 「찬미기도」의 의미를 가진 「에울로기아」(Eulogia)
가 미사의 명칭으로 쓰였는데 모두 외적행동과 내적기도의 합치를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구약
시대부터 「감사한다」와 「찬미한다」를 같은 뜻으로 썼다. 감사와 찬미는 서로 보충하는 공통된 생각으로서
미사의 의미를 잘 드러내 주는 용어이다.
4세기에는 제사적인 측면을 나타내는 「제사」, 「봉헌」, 「제물」 등의 명칭이 많이 사용됐고 교부들의 문헌
과 동?서방 전례에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문맥에 따라 성찬, 성찬음식, 봉헌행위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쓰였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에서는 미사의 제사성을 부인했기 때문에 일체의 제사적 명칭을 배격했으나, 가톨릭에서
는 계속 제사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5세기에 와서는 오늘날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미사」(Missa)라는 용어가 로마 관습으로부터 들어
오게 되었다. 「미사」(Missa)라는 뜻은 라틴어로 「파견」, 「보냄」이란 뜻인데, 로마에서는 이 용어를 황제
공식 알현이나 원로원 회의, 군대 행사 등의 집회를 마감하며 선언하는 공식 파견사의 용어로 사용하였다.
교회에서도 전례 모임에 이 용어를, 즉 예비신자 파견, 교회에서 거행된 모든 예식의 폐회식이나 폐회선언, 성
무일도의 마침기도와 저녁기도의 끝부분, 강복으로 끝나는 모든 예식, 성찬 등에서 다양한 용도와 의미로 사용
하였다. 그러던 것이 5세기 중엽 이후부터 축복으로 끝나는 예식 중 대표적 예식인 미사에서 고유적으로 쓰이
기 시작하여 미사의 고유명칭이 되었다.
「미사」라는 명칭은 어원이나 말의 뜻으로 보아 성찬의 의미를 드러내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나 오랫동안
성찬의 대표적인 명칭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그 고유 명칭이 됐다. 미사에 대한 여러 가지 명칭들은 모
두 미사의 중요한 요소 중 무엇인가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미사의 명칭을 모두 모아보면 자연히 미사가 지닌
풍부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가톨릭신문
